유럽축구연맹(UEFA)유로파리그 우승컵을 들고 있는 손흥민. ⓒ AFP=뉴스1


(서울=뉴스1) 김도용 기자 = 2024-25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활약한 코리안 리거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생애 처음으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손흥민(토트넘)은 올 시즌을 웃으면서 기분 좋게 마쳤다. 하지만 지난 시즌 최고의 시간을 보냈던 황희찬(울버햄튼)은 1년 만에 최악의 시즌을 지내며 큰 아쉬움을 남겼다.

26일(한국시간) 동시에 펼쳐진 10경기를 끝으로 2024-25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가 마무리됐다.

손흥민과 황희찬, 김지수 등 총 3명의 한국 선수가 올 시즌 세계 최고의 축구 무대인 EPL에 도전했는데, 서로 다른 성적표를 받았다.


손흥민에게 올 시즌은 EPL에서 보낸 10시즌을 통틀어 가장 힘든 시기였다. 잦은 부상과 예전 같지 않은 기량으로 EPL에서 7골 9도움으로 시즌을 마쳤다. 시즌 막판에는 발 부상으로 결장이 잦았고 결국 시즌 초 기대했던 9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도 무산됐다.

손흥민이 제 기량을 펼치는 데 어려움을 겪으면서 토트넘도 EPL에서 무려 22패(11승5무)를 당하며 강등권을 겨우 모면한 17위에 머물렀다. 모두 20개 팀이 경쟁하는 EPL에서는 리그 순위 18~20위 팀이 자동 강등된다.

하지만 손흥민은 마지막에 웃을 수 있었다. 지난 22일 펼쳐진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결승전에서 토트넘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1-0으로 제압하며 우승을 차지했기 때문이다.

지난 2010년 함부르크(독일)에서 프로 무대에 데뷔한 손흥민은 15년 만에 처음으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토트넘도 2007-08시즌 리그 우승 이후 17년 만에 무관의 한을 풀었다.

26일(한국시간) EPL 최종 38라운드에서 토트넘이 브라이튼에 1-4로 지고도 경기 종료 후 열린 유로파리그 우승 기념행사에서 홈 팬들의 열렬한 환호를 받을 수 있었다.

비록 팀의 리그 성적과 개인 기록 달성에는 아쉬움이 있지만 유로파리그 우승 트로피로 이를 모두 날려버린 셈이다.

울버햄튼 황희찬. ⓒ AFP=뉴스1


황희찬은 올 시즌 리그 21경기에 출전해 2골에 그치며 2021년 울버햄튼 이적 후 최악의 시간을 보냈다.

황희찬은 지난 시즌 리그에서 12골 3도움을 올려 올 시즌 기대를 모았다. 프랑스의 명문 팀 마르세유도 시즌을 앞두고 러브콜을 보낼 만큼 황희찬의 주가는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었다.

하지만 황희찬은 올 시즌 새로 합류한 요르겐 스트란드 라르센, 곤살로 게데스 등과의 주전 경쟁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또한 A대표팀과 소속팀에서 잦은 부상을 당하면서 좀처럼 컨디션을 끌어 올리지 못했다.

여기에 선발 기회를 잡은 경기에서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경기력으로 거센 비판에 직면했고, 그의 입지는 점점 좁아졌다. 결국 황희찬은 시즌 막판 팀이 상승세를 탈 때도 벤치를 지키는 시간이 길었다.

올 시즌 황희찬은 리그에서 단 649분만 뛰며 2020-21시즌 라이프치히 시절(445분) 이후 가장 적은 출전 시간을 소화했다.

이번 시즌 EPL에 데뷔한 한국 축구 기대주 김지수(브렌트퍼드)는 나름 의미있는 시간을 보냈다. 김지수는 소속팀 주전 수비수들이 줄부상당하자 지난해 12월 브라이튼 앤드 호브 앨비언을 상대로 EPL 데뷔전을 치렀다.

이어 아스널전에도 교체 출전하며 2경기 연속 EPL 무대를 밟았다. 또한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에서도 선발로 출전해 90분 풀타임을 소화하며 가능성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