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예상은 했지만 생각보다 훨씬 심각한 모습이다. 지난 2시즌 연속 최하위에 머물렀던 키움 히어로즈가 2025시즌에도 연전연패를 거듭하고 있다.
키움은 25일 현재까지 진행된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에서 14승41패로 최하위에 머물러있다.
선두 LG 트윈스(33승1무18패)와는 이미 21게임 차, 9위 두산 베어스(21승3무28패)와도 10게임 차가 벌어진 '압도적' 꼴찌다.
시즌 승률은 0.255로, 4경기를 하면 한 번 정도 승리를 기대할 수 있는 정도인데, 최근엔 하향세가 더 가파르다.
키움은 지난주 열린 6경기에서 전패하며 최근 7연패에 빠져있다. 최근 10경기에서 1승9패, 5월 열린 22경기에선 단 3승(19패)만 기록해 월간 승률이 0.136에 불과하다.
키움은 2023년과 2024년에도 최하위에 머물렀지만, 이 정도의 졸전을 이어간 적은 없었다. 2023년엔 58승3무83패(0.411)로 9위 한화 이글스와 1.5게임 차밖에 나지 않았고, 지난 시즌도 58승86패(0.403)로 4할 승률을 넘겼다.
리그 꼴찌 팀이 4할 이상의 성적을 냈다는 건 그래도 어느 정도 경쟁력을 보였다는 의미였는데, 올 시즌은 3할을 밑도는 처참한 성적을 내고 있다.
이대로라면 키움은 프로야구 역사에 거론될 만한 '꼴찌'로 남을 수도 있다. 1982년 시작돼 지난 시즌까지 43시즌을 치른 프로야구에서, 한 시즌 승률이 3할을 밑돈 사례는 4번뿐이었다.
원년인 1982년의 삼미 슈퍼스타즈가 15승68패로 0.188의 전무후무한 1할대 승률을 기록했고, 1986년 '제7구단' 빙그레 이글스의 창단 첫 시즌(31승1무76패·0.290), 1999년 외환위기에 간판선수들을 팔아 치웠던 쌍방울 레이더스(28승7무97패·0.224), 2002년 '암흑기'를 보낸 롯데 자이언츠(35승1무97패·0.265) 등이 불명예의 주인공이다.
2002년 롯데 이후론 시즌 승률 2할대를 기록한 팀은 없었는데, 키움의 현재 승률은 역대 최저 승률 3위인 2002년 롯데보다도 낮다. 올 시즌은 아직 절반 이상 갈길이 멀지만, 현재 키움의 상황을 보면 전망이 썩 밝지 않은 게 냉정한 현실이다.
키움은 팀 타율(0.230)과 팀 평균자책점(5.94) 모두 꼴찌다. 팀 실책(44개)과 팀 도루(24개)도 뒤에서 두 번째로, 어느 하나 돋보이는 분야가 없다.
키움의 고전은 시즌 시작 전부터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기도 했다. 2023시즌이 끝난 뒤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지난 시즌 뒤엔 김혜성(LA 다저스)이 메이저리그로 떠났고, 준수한 활약을 하던 '외인 원투펀치' 아리엘 후라도와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와의 재계약도 포기했다. 후라도는 삼성, 헤이수스는 KT가 바로 영입할 정도로 다른 팀들이 눈여겨본 외인이었다.
키움은 신인급 선수들에게 대거 자리를 마련해 '무한 경쟁'에 나섰고, 오선진, 김동엽, 강진성 등 다른 팀에서 방출된 베테랑을 영입해 빈틈을 메우려 했다.
여기에 외국인타자 2명을 영입하는 차별화된 전략이 핵심이었다. 야시엘 푸이그, 루벤 카디네스 등 강타자 두 명을 배치해 마운드의 공백을 메운다는 복안이었는데, 결과적으론 실패로 돌아갔다. 두 명의 외인 타자 모두 성적이 시원치 않았고, 케니 로젠버그 홀로 지키는 선발진은 허약하기 짝이 없다.
로젠버그와 하영민 등이 간혹 호투로 리드를 만들어도, 뒷문이 불안해 좀처럼 승리를 지키기가 어렵다.
타선에서도 지난해 쏠쏠하게 활약했던 송성문과 이주형 등이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치지 못하고 푸이그와 카디네스도 침묵하며 전혀 경쟁력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키움은 승부수를 꺼내 들었다. '외인 타자 2명'의 실패를 인정하고, 푸이그를 방출한 뒤 투수 라울 알칸타라를 영입한 것이다.
알칸타라는 2019년 KT, 2020년과 2023~2024년에 두산에서 뛰며 쏠쏠한 활약을 했다. 2020년엔 20승2패 평균자책점 2.54로 리그 최고 투수로 군림했고, 2023년까지도 13승9패 평균자책점 2.67로 에이스급 기량을 보였다.
다만 지난해에는 두산에서 2승2패 평균자책점 4.76에 그친 채 일찌감치 짐을 쌌는데, 1년 만에 한국에 돌아와 키움의 '구세주' 역할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알칸타라는 27일 입국한 뒤 비자 발급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키움은 이르면 30일 두산전에서 선발 등판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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