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 감독이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6월 A매치 국가대표 명단을 발표하고 있다. 2025.5.26/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서울=뉴스1) 김도용 기자 =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이 '발 부상'으로 소속팀의 최종전에 결장한 손흥민(토트넘)을 북중미 월드컵 3차 예선 소집 명단에 포함한 것과 관련해 큰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홍명보 감독은 대표팀에 이름을 올린 선수들이 사명감을 갖고 경기에 나서야 한다며 응집력을 강조했다.


홍명보 감독은 26일 서울 종로구의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6월에 펼쳐질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에 합류할 26명의 A대표팀 명단을 발표했다.

소집 명단에는 부상 우려가 있던 손흥민을 비롯해 이강인(PSG), 이재성(마인츠), 황인범(페예노르트), 조현우(울산) 등 주축들이 포함됐다.

홍 감독은 "유로파리그 우승을 차지한 손흥민의 좋은 기운이 대표팀에도 이어지길 바란다"면서 "손흥민과 소통했는데, 선수가 큰 문제가 없다고 전했다. 경기 상황과 선수 컨디션을 고려해 (선수 기용 방법을)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올 시즌 K리그1에서 10골을 넣으며 득점 선두에 오른 전진우(전북)는 생애 처음으로 A대표팀에 승선했다.

홍 감독은 "K리그에서 득점력이 좋을 뿐 아니라 자신감 있는 플레이가 인상적이다. 현재 전북에서 보여주는 전진우의 움직임은 대표팀에서도 필요하다. 무엇보다 전진우의 자신감이 대표팀에 활기를 불어넣어 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최고의 선수들을 소집한 홍 감독은 "축구는 팀 스포츠다. 재능이 출중한 선수들이 소집됐지만 응집력이 없고 서로의 신뢰가 없다면 더 높이 올라갈 수 없다"면서 "선수들에게 사명감이 필요할 때다. 일부 선수들은 대표팀에 대해 간절함이 없는데, 이를 바꾸는 것이 숙제다. 선수들이 결집해 예전의 강했던 한국 축구를 보이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홍명보 감독(왼쪽)과 손흥민/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다음은 홍명보 감독과의 일문일답이다.

-6월 A대표팀 소집 기준이라고 한다면.
▶포지션별로 최근 좋은 경기력을 갖고 있는 선수를 우선으로 두고 선발했다. 이 시기는 유럽 리그가 끝나고 휴식에 돌입, 선수 구성의 어려움이 있었다. 예를 들면 배준호(스토크), 엄지성(스완지), 양민혁(QPR)은 지난 3일 경기를 끝으로 1개월 동안 경기를 하지 않았다. 이들 모두 미래 자원이지만 불가피하게 선발하지 못했다. 반면에 이번에 선발된 전진우, 김진규(전북) 등은 리그에서 좋은 활약을 하고 있다. 준비된 선수에게 기회를 주는 것이 옳다고 판단했다. 김민재를 발탁하지 못했는데, 지난해부터 꾸준하게 소통하면서 지켜봤다. 이번 소집에도 경기할 수 없다고 판단해서 제외했다.

-3월 2연전 밀집 수비에 고전했는데, 전술적 패턴 변화 가능한가.
▶방법이 있는데, 시간이 필요하다. 앞서 치른 8경기에서 부족한 점을 느꼈다. 보완 방법을 준비하고 있다. 이라크전에서 어떤 양상의 경기가 펼쳐질지 확신할 수 없다. 그동안 해왔던 모델을 꾸준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부분들에 대해 선수들과 공유하면서 준비하겠다.

-손흥민이 부상인데.
▶유로파리그 결승전 후 손흥민과 소통했는데, 경기 출전에 큰 문제가 없다고 말해서 선발했다. 경기 상황이나 컨디션을 고려해서 (선수 기용 문제를) 고민하겠다.

홍명보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 감독이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6월 A매치 국가대표 명단을 발표하고 있다. 2025.5.26/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경기 출전이 많지 않은 이강인과 황희찬 기용 방법은.
▶선수들에게 출전 시간이 중요하지만 대표팀은 그 이상을 바라봐야 한다. 전체적인 상황을 놓고 조합을 했다. 어려운 시기에 원정 경기를 떠나는데, 두 선수가 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판단해 선발했다.

-전진우를 처음 선발했는데.
▶지금 K리그에서 득점을 가장 많이 하고 있다. 또한 플레이에 자신감이 있다. 시즌 초반에 전지우는 넓게 사이드로 벌려서 경기했는데, 최근에는 페널티 에어리어 안에 들어가는 플레이로 바뀌었다. 이런 패턴은 대표팀과 유사하기 때문에 쉽게 적응할 것이다. 전진우의 강한 자신감은 대표팀에 활기를 불어넣어 줄 것이다.

-주민규를 제외했다.
▶주민규도 최근 득점력이 좋고 경기력이 좋다. 하지만 (이라크) 원정 경기이고 상대 약점을 파악했을 때 스피드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기존 오세훈, 오현규도 있고 손흥민과 황희찬도 최전방에서 활약할 수 있다. 균형적인 조합을 생각해서 주민규를 선발하지 않았다.

-일부 선수들이 바뀌면서 분위기가 느슨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유럽에 있는 선수들이 빠졌다고 힘을 빼는 것이 아니다. 앞서 거론했듯이 현재 K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의 경쟁력이 더 좋다고 판단했다. 축구는 팀 스포츠다, 나는 항상 팀워크를 우선으로 뒀다. 개인 재능이 조직력보다 위에 있으면 한국 축구는 더욱 성장할 수 없다. 응집력과 신뢰가 필요하다. 대표팀 선수들은 국가대표로서 사명감이 필요할 때가 있다. 예전처럼 애국심을 강조할 수 없지만 대표팀에 뽑히면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선수들과 대화하면 대표팀에 대해서 간절한 선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선수도 있다. 세계 최고의 구단에 있는 선수들이 있지만 이는 팀이 강해지는 것과 별개다. 이런 재능이 팀에 잘 녹아들도록 하는 것이 숙제다. 이런 분위기를 잘 만들어야 대표팀이 예전의 모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3선 미드필더에도 변화가 있다.
▶계속 황인범(페예노르트), 박용우(알아인) 조합으로 경기를 치러왔는데, 둘의 경고 누적을 생각했다. 원두재(코르파칸)와 박진섭(전북)의 경기 스타일이 다르기 때문에 상황에 맞춰 적절한 선수를 기용할 것이다. 황인범 대체 역할에 대해서도 고민했고, 리그에서 경쟁력을 보인 김진규를 선택했다. 중앙 미드필더 포지션에는 다른 선수들도 경쟁이 필요하다. 대표팀은 항상 경쟁해야 한다. 다음 대표팀에는 새로운 선수들이 들어올 수 있다.

-현재 대표팀 완성도는.
▶100%라고 말할 수 없다. 좋아지고 있다가 3월 2연전에서 결과를 내지 못해 아쉬움이 따랐다. 조금씩 시간을 함께 보내는 것은 분명 긍정적이다. 월드컵에 나갔을 때 어떤 축구를 할지 가늠할 수 없다. 지난번 경험(2014 브라질 월드컵)을 토대로 스케줄과 방법이 있는데, 아직 부족하다. 코치진 나름대로 팀의 발전을 위해 연구하고 있다. 선수들도 꾸준한 활약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이라크 원정 변수가 있다면.
▶이라크도 홈에서 강하다. 우리 역시 중동 원정에서 어려운 경기임에도 패하지 않으며 결과를 냈다. 다행히 편하게 전세기를 이용하게 됐다. 날씨가 더울 것으로 예상되는데, 체력적인 부분을 고려해 교체를 잘해야 할 것이다. 이라크 감독이 바뀌고 새로운 선수도 있는데, 이 부분에 대해 잘 준비해서 만족할 경기력을 보여드리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