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ETF 순자산총액(AUM)은 지난 4일 종가 기준 201조 2845억원으로 집계됐다. 2023년 6월 100조원을 돌파한 데 이어 2년 만에 정확히 두 배 성장했다. 금리 인상과 시장 변동성 확대 등 불확실한 환경 속에서도 상품 다양화와 분산투자 전략이 개인 투자자 유입을 이끌며 외형을 키웠다.
국내에서 ETF 시장의 출발은 2002년 10월 삼성자산운용이 선보인 'KODEX 200'이다. 이를 비롯해 코스피200과 코스피50 지수를 추종하는 4개 상품이 처음 상장되며 시장의 문을 열었다. 본격적인 ETF 성장세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계기로 시작됐다. 낮은 보수와 실시간 거래, 편리한 매매 구조가 부각되면서 관심을 끌었고 2007년 국내 최초 해외 ETF, 2009년 채권 ETF 상장을 거쳐 이듬해 아시아 최초로 인버스·레버리지 ETF까지 등장하며 시장 외연이 빠르게 확장됐다.
ETF 시장 규모가 빠르게 확대되면서 상품 역시 투자자 수요와 시장 트렌드에 맞춰 다채롭게 진화하고 있다. 테마·섹터, 채권·배당, 연금·타겟데이트펀드(TDF), 해외자산 등 다양한 유형의 ETF가 출시되면서 투자자들은 자신의 목적과 성향에 맞는 상품을 보다 정교하게 선택할 수 있게 됐다.
국내 ETF 시장은 삼성운용이 개척하고 주도했지만 뒤이어 미래에셋자산운용이 글로벌 ETF 운용 규모와 차별화된 테마 ETF 개발, 자체 지수와 로보어드바이저 기반 자산관리 서비스 등을 무기로 빠르게 세를 키우며 양강 구도를 형성했다. 현재 삼성자산운용의 ETF 브랜드 'KODEX'는 시장점유율 38.72%, 미래에셋운용의 'TIGER'는 33.51%로 두 회사는 전체 ETF 순자산의 72%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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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F 시장 재편 조짐… 중위권 운용사 점유율 질주━
ETF 시장점유율 3위 한국투자신탁운용(8.03%)은 ETF 시장에서 빠르게 몸집을 불려왔다. 지난해 'ACE 미국빅테크TOP7 Plus' 레버리지(합성) 'ACE 미국빅테크TOP7 Plus' ETF를 통해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며 개인 순매수세를 빠르게 키우며 ETF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이끌었다. 그 결과 올해 2월 기존 시장 3위였던 KB자산운용을 제치며 3위권에 안착했다.
업계 5위 신한자산운용(3.63%)이 AI와 인컴형 ETF를 앞세워 시장 점유율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리브랜딩과 전문 인력 영입 등 체질 개선을 바탕으로 최근 3년간 ETF 시장 순위가 8위에서 5위로 뛰어오르며 확실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신한운용의 ETF 브랜드 'SOL'은 지난달 말 기준 순자산 6조6962억원을 기록하며 전체 ETF 시장에서 점유율 3.5%를 차지했다. 특히 '월배당 ETF' 라인업은 신한운용만의 차별화 포인트다. 국내 최초의 월배당 ETF인 'SOL 미국 S&P500 ETF'를 시작으로 'SOL 미국 배당 다우존스 ETF'가 잇달아 흥행에 성공하며 투자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한화자산운용(2.40%)은 지난해 말 키움투자자산운용(2.16%)을 제치고 ETF 시장 점유율 6위에 올랐다. K방산, 우주항공,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등 대표 테마 ETF를 앞세운 전략이 시장 내 존재감을 키우는 데 주효했다.
특히 2023년 1월 상장한 'PLUS K방산' ETF는 글로벌 정세와 맞물려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이 ETF는 올 들어 127.64%의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순자산총액 역시 지난해 말 2400억원대에서 7611억원으로 늘었다. 한화그룹의 조선과 방산 계열사를 모두 담은 'PLUS 한화그룹주' ETF 순자산총액도 지난해 말 150억원대에서 최근 1163억원으로 증가했다.
하나자산운용의 성장세도 가파르다. 올해 1월 이후 1Q 미국배당30, 1Q 종합채권(AA-이상)액티브, 1Q 미국S&P500을 신규 상장하며 총 2조원 이상의 ETF 순자산을 달성했다. 특히 '1Q 머니마켓액티브' ETF는 지난해 4월 상장 이후 1년1개월 만에 순자산 1조원을 돌파하는 등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4월 시장 점유율도 NH아문디자산운용을 제치고 8위에 올라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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