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3차 예선' 이라크와의 경기를 앞둔 축구대표팀 홍명보 감독이 3일(현지시간) 이라크 바스라 알 파이하 스타디움에서 훈련을 지켜보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6.4/뉴스1


(서울=뉴스1) 안영준 기자 = "'6만 관중'과 '45도 무더위'의 지옥 원정을 뚫어라." 이라크 원정에 나선 홍명보호에 내려진 미션이다.


홍명보호는 6일 오전 3시 15분(한국시간) 이라크 바스라 국제경기장에서 이라크를 상대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9차전을 치른다.

한국은 B조에서 4승4무(승점 16)를 기록, 2위 요르단(승점 13)과 3위 이라크(승점 12)를 따돌리고 선두에 올라 있다. 이라크전서 무승부만 거둬도 조 2위까지 주어지는 본선 직행 티켓을 따낼 수 있다.

다만 마지막 남은 승점 1점을 얻기가 쉽지는 않다.


FIFA 랭킹 59위의 이라크는 23위의 한국보다 낮지만, 강한 압박과 터프한 수비를 갖추고 있는 만만치 않은 상대다. 지난 10월 안방서 열린 맞대결서도 난타전 끝 3-2로 간신히 이겼다.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3차 예선' 이라크와의 경기를 앞둔 축구대표팀 손흥민이 3일(현지시간) 이라크 바스라 알 파이하 스타디움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6.4/뉴스1


더 우려되는 건 경기가 이라크 원정서 열린다는 점이다.

이라크는 오랜 시간 전쟁을 치르느라 홈 경기를 치르지 못했다. 한국이 이라크 원정에서 경기했던 건 1990년 바그다드에서 열렸던 친선 경기로, 35년 전이다.

이번 경기가 열리는 남쪽 도시 바스라는 상대적으로는 안전한 도시지만, 만일을 대비해 선수단은 이동할 때마다 방탄 차량을 타고 경찰 호위를 받고 있다.

낯선 이라크 원정에 도착한 한국을 기다리고 있는 건 6만 관중과 무더위다.

이라크는 한국전 티켓에 흰색 이라크 유니폼을 끼워 팔았다. 경기 날 관중석은 흰색 물결로 뒤덮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라크 축구대표팀을 응원하는 팬들의 모습. ⓒ AFP=뉴스1


이라크는 규정에 따라 관중석 8%를 한국 팬들에게 배정했으나, 이라크가 외교부 지정 여행금지 국가라 한국 원정 팬의 방문은 어렵다. 이라크 교민들이 경기장을 방문할 예정이지만 배정된 원정석을 다 채우기는 현실적으로 힘들다.

홍명보호는 흰 유니폼을 입은 6만명 이라크 팬의 일방적 응원을 견뎌내며 싸워야 한다.

이라크의 무더운 6월 날씨도 변수다. 한여름의 이라크는 낮 최고 기온이 45도에 달할 만큼 덥다. 현장을 찾은 대한축구협회(KFA) 관계자는 "선수단이 이라크에 처음 도착했을 때 기온이 44도였다. 온풍까지 더해져 매우 덥다"고 전했다.

선수단은 무더위를 피해 현지 시간으로 오후 9시 등 야간에 훈련을 진행했다.

홍명보 감독은 이라크로 출국 전 "한국도 최근 1~3주 동안 더웠기에 적응에 도움이 될 것이다. 이 밖에 상대의 일방적 응원 등 여러 악조건이 있는 만큼, 그런 부분을 잘 대비한 뒤 경기장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3차 예선' 이라크와의 경기를 앞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이 3일(현지시간) 이라크 바스라 알 파이하 스타디움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6.4/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