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딸' 스틸 컷


(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귀여움이 세상을 구한다'는, 일본에서 시작됐다는 이 엉뚱한 표현은 올여름 극장가에서 유효한 말이 되고 있다. 최근 극장에서 자주 보이는 신스틸러는 단연 '고양이'다. 영화에 귀여운 동물이 나오는 것은 흔한 일이지만, 올해 여름 영화들은 유난히 '고양이로 대동단결'한 모습이다.


30일 개봉한 영화 '좀비딸'에는 아빠 정환(조정석 분)과 좀비가 된 딸 수아(최유리 분)가 키우는 반려 고양이 '애용이'가 등장한다. '좀비딸'은 이 세상 마지막 남은 좀비가 된 딸을 지키기 위해 극비 훈련에 돌입한 딸바보 아빠의 코믹 드라마를 그린 작품. '좀비가 되어버린 나의 딸'이라는 네이버 유명 웹툰을 원작으로 한 이 영화는 개봉 전부터 배우들의 싱크로율 높은 외모와 연기가 화제가 됐다.

그중에서도 단연 관심을 끄는 것은 원작 속에도 등장했던 애용이 캐릭터다. 원작에서 김애용이라 불리는 치즈 태비 고양이는 정환과 수아, 밤순(이정은 분) 등과 함께 가족을 이룬 중요한 반려묘. 특유의 귀여움으로 원작 팬들의 사랑을 많이 받았던 이 캐릭터는 영화 '좀비딸'에서도 고양이 배우의 연기를 통해 스크린에서 존재감을 발휘한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 스틸 컷



영화 속에서 애용이는 서사적으로 큰 역할을 담당하지 않지만, 아기자기한 원작 특유의 분위기를 살려내는 데 크게 일조한다. 고양이다운 귀여움으로 좀비가 돼버린 수아에게 반응하고, 때때로 수아의 모습과 겹친 듯 비슷한 느낌을 주며 관객들의 마음을 끈다.

'좀비딸'이 나오기 전 글로벌하게 인기를 끈 고양이가 있다면 넷플릭스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 등장하는 더피다. 더피는 엄밀히 말해 고양이가 아니라 고양이과 동물에 속하는 호랑이지만, 커다란 덩치와는 대조되는 얌전하고 귀여운 고양이 같은 매력으로 주인공 루미 옆을 지킨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케이팝 슈퍼스타인 루미, 미라, 조이가 화려한 무대 뒤 세상을 지키는 숨은 영웅으로 활약하는 이야기를 담은 액션 판타지 애니메이션이다. 지난달 20일 처음 공개된 이후 넷플릭스 영화 부문 글로벌 1위를 차지했으며, 한 달째 그 인기가 식지 않고 있다. K팝 문화와 애니메이션을 접목한 이 작품은 한국계 감독이 각본과 연출을 담당해 곳곳에 한국 문화를 녹였다. 영화 속에 등장하는 호랑이 더피와 까치는 한국적인 동물로 동양화 속에서 봤을 법한 비주얼을 자랑한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인기를 끌면서 호랑이 더피의 인기도 덩달아 올라가 공식 굿즈가 제작되는 등의 파급효과도 낳았다.

'킹 오브 킹스' 스틸


'드래곤 길들이기' 스틸

애용이와 더피 말고도 극장가에 침투한 고양이들은 더 있다. 애니메이션 '킹 오브 킹스'의 윌라와 '드래곤 길들이기'의 투슬리스가 대표적이다. 예수의 생애를 그린 애니메이션 '킹 오브 킹스'는 대문호 찰스 디킨스가 그의 아들 월터에게 '위대한 왕'의 이야기를 해주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극 중 월터는 자기 반려묘인 윌라와 늘 함께하며 귀여운 콤비 플레이를 보여준다.

더불어 '드래곤 길들이기'의 투슬리스는 상상의 동물인 '용'이지만, 귀여운 외모가 고양이를 닮아 눈길을 끈다. 실제 연출자인 딘 데블로이스 감독은 투슬리스의 외양을 만들 때 흔히 반려동물로 키우는 개와 고양이의 모습을 모티프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