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한국에 대한 상호관세율을 기존 통보했던 25%에서 15%로 낮추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을 통해 "미국은 한국과 완전한 무역 합의를 체결했다는 걸 발표하게 돼 기쁘다"며 "한국에 대한 관세는 15%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한국의 주력 수출품인 자동차 관세율도 15%로 인하됐으며, 향후 반도체와 의약품 관세 부과 시 최혜국 대우도 약속받았다. 주요국인 일본, 유럽연합(EU)과 같은 수준의 합의를 이뤄내면서 향후 미국 시장 내 경쟁에서 불리하지 않을 거란 관측이다.
3500억달러(약 487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 펀드도 조성된다. 1500억달러는 조선 협력 전용 펀드이며, 나머지 2000억달러는 반도체·원전·이차전지·바이오 분야에 활용된다. 1000억달러(약 140조원) 상당의 액화천연가스(LNG) 또는 기타 에너지 제품도 수입할 방침이다.
경제계 전반에서도 환영하는 분위기다. 국내 기업 특성상 미국 수출 의존도가 높아서다. 지난해 한국 전체 수출에서 대미 수출이 차지한 비중은 18.7%로, 미국은 중국(19.5%)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수출 시장이다. 실제로 미국의 고율 관세가 일부 적용됐던 올해 상반기 한국의 대미 수출액은 622억달러(약 86조원)로, 전년 동기보다 3.7% 감소했다.
대한상공회의소·한국경제인협회·한국무역협회 등 경제 6단체는 공동 논평을 통해 "이번 합의를 계기로 한미 경제협력을 포함한 양국 관계의 획기적인 개선을 기대한다"며 "우리 기업들이 조선, 반도체, 이차전지, 바이오, 에너지 등 전략산업 분야에서 미국 및 글로벌 시장을 선점하는데 있어 중요한 전기를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기업 환경을 둘러싼 대외 불확실성이 해소된 만큼 국내 투자와 일자리 창출에 더욱 힘쓰겠다"며 한미 협상의 후속 조처에 대한 협력 의지를 보였다.
삼성전자도 이날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관세 협상에 관해 "양국 간 협상 타결을 통해 불확실성이 감소했다고 생각한다"며 "합의 내용의 세부 사항들에 대해 양국 간 추가 논의를 예의주시하고, 이에 맞춰 대응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허윤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이번 관세 협상은) 다른 주요 경쟁국들 대비 비교적 선방했다고 생각한다"며 "촉박한 시한 내애 협상 타결을 이뤄낸 점은 긍정적"이라고 했다. 다만 허 교수는 "철강에 50% 관세가 그대로 유지된 채 마무리된 건 아쉬운 부분"이라며 "(해당 사안에 대해) 정부의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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