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개월 만에 국내 무대에 출격하는 윤이나. ⓒ AFP=뉴스1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지난해 국내 무대를 평정하고 미국에 진출한 윤이나(22)가 9개월 만에 국내 팬들 앞에 선다. 미국 무대에서 좀처럼 활로를 찾지 못하고 있는 윤이나는 익숙한 곳에서 반등의 계기를 마련하겠다는 각오다.


윤이나는 7일부터 나흘간 제주 서귀포시 사이프러스 골프 앤 리조트(파72)에서 열리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총상금 10억 원)에 출전한다.

KLPGA투어 하반기의 문을 여는 이번 대회는 윤이나의 출전으로 많은 관심을 모은다. 윤이나가 KLPGA투어 대회에 나서는 건 지난해 11월 SK텔레콤·SK쉴더스 챔피언십 이후 9개월 만이다.

윤이나는 출전 징계가 해제된 후 복귀한 지난해 KLPGA투어에서 대상, 상금, 평균타수 등 주요 부문 타이틀을 독식하며 국내 정상의 자리에 올랐다.


시즌이 끝난 후엔 미국 진출을 선언했고 퀄리파잉 토너먼트를 거쳐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 발을 들여놓았다.

기대를 한 몸에 받았지만 LPGA투어에선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올 시즌 17개 대회에 나섰지만 '톱10' 진입이 한 번도 없었고 7번 컷 탈락했다. 최고 성적은 US 여자오픈에서 기록한 공동 14위다.

장타 능력은 LPGA투어에서도 통할만 하지만 세밀한 플레이가 부족하고, 긴 이동 거리에 따른 체력 부담도 적지 않았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그런 가운데 익숙한 곳에서 치르는 이번 대회는 반등의 계기를 마련할 좋은 기회다. 특히 이 대회는 지난해 윤이나가 유일한 우승을 차지한 경험이 있기도 하다.

윤이나(22). (KLPGT 제공)


윤이나는 "첫 타이틀 방어전에 나서게 돼 뜻깊고, 올해 처음으로 KLPGA투어에 출전해 오랜만에 국내 팬들을 만나게 돼 무척 설렌다"며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좋은 모습 보여 드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이어 "올해 나의 키워드는 '성장'이다. 매 대회, 매 순간 성장하기 위해 애쓰고 있고, 실제로 성장하고 있다고 믿는다"며 "체력과 컨디션도 좋은 만큼, 이번 대회를 통해 한 걸음 더 나아가는 모습을 보여 드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윤이나의 타이틀 방어를 저지하기 위한 경쟁도 만만치 않다. 올 시즌 2승을 거둔 방신실(21)이 첫손에 꼽힌다.

방신실은 지난해 이 대회에서 윤이나에 이어 준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방신실은 "제주도는 바람의 영향이 큰 만큼, 바람을 잘 읽고 안정적인 티샷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지난주 영국에서 열린 AIG 오픈에서도 제주도처럼 바람이 강해, 바람의 영향을 덜 받는 샷을 연습하며 준비했다. 그때의 감각을 이번 대회에서 잘 살릴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방신실(21). (KLPGA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그러면서 "샷감과 컨디션 모두 나쁘지 않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 준우승한 좋은 기억이 있어 상반기 흐름을 이어가 차분하게 경기해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직 우승은 없지만 '톱10' 10번에 평균타수 1위 등으로 꾸준한 활약을 이어가고 있는 유현조(20)도 우승 후보로 손색이 없다.

지난해 윤이나와 함께 '장타 경쟁'을 벌였던 황유민(22)도 시즌 첫 우승을 노린다.

고지우(23)-고지원(21) 자매는 고향 제주도에서 우승을 노린다. 고지우는 올 시즌 맥콜·모나 용평 오픈에서 우승했고, 고지원은 지난주 오로라월드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개인 최고 성적인 준우승을 기록했다.

만일 고지원이 우승하면 박희영-박주영 자매에 이어 역대 2번째로 '자매 우승'이 나온다.

이밖에 박성현(32)도 윤이나와 함께 오랜만에 국내 무대에 출전해 우승을 노린다.

올 시즌 3승을 기록 중인 이예원(22)은 이번 대회에 출전하지 않고 휴식을 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