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도용 기자 = 고(故) 연덕춘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고문이 광복 80주년을 앞두고 이름을 되찾았다.
대한골프협회는 지난 12일 '대한민국 1호 프로골프 선수 故 연덕춘, 역사와 전설을 복원하다' 행사를 진행했다.
연 전 고문은 지난 1941년 일본프로골프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일본오픈에서 우승을 차지, 한국인 최초로 국제대회 정상에 올랐다. 이는 1936 베를린 올림픽에서 故 손기정의 마라톤 금메달과 함께 일제강점기 시절 스포츠로 한국인의 위상을 알린 쾌거였다.
하지만 대회 우승자 명단에 연덕춘 이름은 없었다. 당시 일제강점기 일본식 개명 강요로 노부하라 도쿠하루(延原德春)로 출전, 기록에도 '일본 선수 노부하라'로 기록됐기 때문이다.
이에 한국프로골프협회(KPGA)와 대한골프협회(KGA)는 국적과 이름을 바로잡고자 지난해 10월 일본골프협회(JGA)에 협조를 요청했다.
결실은 지난 4월 맺어졌다. JGA는 공문을 통해 "1941년 일본오픈 우승자 표기를 일본의 노부하라 도쿠하루에서 한국의 연덕춘으로 변경한다"고 알려왔던 것.
강형모 KGA 회장은 "전 연덕춘 고문의 국적과 이름이 바로잡힌 것은 한국 골프사뿐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에 깊은 울림을 주는 일"이라며 "한일 양국 간의 상호 이해와 신뢰를 넓히는 의미 있는 걸음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KPGA는 1950년 한국전쟁 당시 유실된 일본오픈 우승컵을 복원했다. 복원한 우승컵은 향후 독립기념관에 기증될 예정이다.
이번 대한골프협회 행사에 참석한 야마나카 히로시 JGA 최고운영책임자는 "심도 있게 논의한 결과 올해부터 모든 공식 기록에 한국의 연덕춘으로 표기하기로 했다. 일본오픈 우승컵이 한국에서 전시된다는 것은 JGA로서도 영광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이다. 앞으로도 한국과 일본이 함께 발전하며 좋은 맞수이자 친구로서 세계 무대에서 빛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1916년생인 연 전 고문은 캐디 출신인 친척의 영향으로 골프를 처음 접했고, 18살 때 일본으로 골프 유학을 떠나 1935년 2월 한국인 최초로 일본 프로 자격증을 땄다. 1941년 일본오픈골프선수권 우승 역시 한국인 최초의 국제 골프 대회 우승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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