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헥토파이낸셜 지급결제 시스템. /사진=헥토파이낸셜 홈페이지 캡처
헥토파이낸셜이 스테이블코인 관련주로 부각되며 시장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정부의 법제화 추진 속에 스테이블코인 도입이 기존 PG사들엔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면서 헥토파이낸셜의 대응 전략에 시선이 쏠린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헥토파이낸셜은 전 거래일 대비 20원(0.13%) 내린 1만529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최근 스테이블코인 관련주로 부각되며 주가가 급등세를 보였지만 조정되는 흐름을 보인다. 스테이블코인 법제화 논의가 급물살을 타던 올해 상반기(올해 초~6월 말 기준) 헥토파이낸셜은 58.37% 급등했다가 하반기 들어 조정세로 전환하며 34.23% 하락했다.


핵토파이낸셜을 비롯한 PG사와 카드사들은 스테이블코인의 주요 인프라 수단으로 주목되며 수혜를 받을 것이라는 기대감에 주가가 급등했다. 하지만 실제 법제화가 진행될 경우 기존 결제·정산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꿀 수도 있다는 시각도 나오며 조심스런 분위기다. 수수료와 정산을 기반으로 구축해 온 PG사와 카드사들의 기존 수익 구조가 위협받을 수 있다는 우려다. 기존 결제 시스템은 카드 결제 시 발생하는 가맹점 수수료를 카드사와 밴(VAN)사, PG사가 단계별로 수익을 나눠 갖는 구조였다.

스테이블코인이 도입되면 이런 구조가 흔들릴 수 있다.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활용할 경우 거래 수수료가 0.1~0.5% 수준까지 떨어지고 정산도 사실상 실시간으로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가맹점은 비용 부담이 줄고 소비자는 편의성이 커지지만, 중간에서 수익을 내던 카드사와 PG사의 매출 기반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인프라 선점이 살길… 새 비즈니스모델 구상 총력
헥토파이낸셜은 스테이블코인 도입에 앞서 시장 인프라를 점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사진=김은옥 기자
이에 헥토파이낸셜은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행보에 나서고 있다는 평가다. 스테이블코인 본격 도입에 앞서 블록체인 기반 정산망, 지갑 서비스, 보안 솔루션 등 새로운 인프라를 선제적으로 구축해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기 위해서다.

헥토파이낸셜은 기존 사업 영역을 기반으로 스테이블코인 지급결제 인프라 신사업 모델을 다방면으로 구상 중이다. 특히 헥토파이낸셜이 모색하고 있는 것은 크로스보더 사업이다.


스테이블코인으로 해외 소비자가 국내 가맹점에서 결제하거나 국내 소비자가 해외 가맹점에서 결제 시 헥토파이낸셜이 기존 PG사처럼 가맹점과 발행사 사이 정산을 수행하는 방식의 비즈니스 모델이다.

이를 위해 헥토파이낸셜은 현재 국내외 25개 PSP(결제서비스 제공업체)와 제휴를 맺었다. 해외 지급결제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위한 현지 법인 설립도 나서고 있다. 지난 7월 일본 법인을 설립한 데 이어 대만, 싱가포르, UAE(아랍에미리트) 법인 설립도 추진 중이다.

스테이블코인 필수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 헥토파이낸셜의 모회사 헥토이노베이션은 블록체인 지갑 기업 월렛원의 지분을 인수하기도 했다. 스테이블코인 사업에 필수적인 월렛원의 블록체인 지갑 기술과 가상자산사업자(VASP) 라이선스를 내재화하기 위해서다.
헥토파이낸셜 vs 카드·빅테크사… 시장 우위 점할까
헥토파이낸셜이 스테이블코인 시장에서 경쟁사인 카드사와 빅테크를 제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김은옥 기자
다만 문제는 기존 쟁쟁한 경쟁자들 사이에서 헥토파이낸셜이 사업 우위를 점할 수 있느냐다. 기존 카드사들은 이미 국내외 결제망과 정산 인프라를 확보하고 있어 스테이블코인 시장 진입할 경우 빠른 점유율 확대가 예상된다.

네이버, 카카오페이와 같은 빅테크 기업들도 대규모 사용자와 가맹점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스테이블코인 시장 진입을 모색 중이다. 이들과 비교했을때 헥토파이낸셜은 브랜드파워와 이용자 기반에서 상대적으로 약세라는 평가다.

따라서 헥토파이낸셜이 스테이블코인 시장에서 차별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결제 인프라를 제공하는 수준을 넘어서는 틈새시장 전략과 실제 사업 실행력에 달려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윤유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스테이블코인 등 결제수단 취급 범위확장 시도는 긍정적으로 평가된다"며 "다만 아직 스테이블코인 법제화가 진행 중인 만큼 시장의 기대치가 구체화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현겸 KB증권 연구원은 "기존 강점을 가지고 있는 지급결제, 선불충전 및 지역화폐 사업을 바탕으로 스테이블코인 지급결제 수단을 추가하려는 선제적 조치를 하고 있다"며 "국내외 스테이블코인 사업자와 지급결제 및 유통 분야에서 제휴를 논의 중"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