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현지시각) 쿠바 전역에서 발생한 정전으로 어두운 아바나 거리를 걷고 있는 사람들./ 사진=로이터
인공지능(AI) 학습에 전력 수요 변동폭이 커져 대규모 전력망 구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학습 과정에서 그래픽처리장치(GPU) 수만장이 꺼졌다 켜지는 과정에서 전력 이용량이 변하기 때문이다.

지난 22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개원 39주년 에너지경제연구원 연례 정책 세미나'에서 박찬국 한국외대 기후변화융합학부 교수는 "시뮬레이션 결과 AI 훈련에 들어가는 전력 수요는 순간적으로 50% 가까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박 교수는 "데이터센터 용량이 크지 않을 때는 큰 문제가 아니겠지만 1기가와트(GW)급 데이터센터들이 이 같은 학습을 한다면 전력망에 상당히 큰 문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전력 공급량이 일정한 수준에서 공고히 이루어져야 한다고 했다. 전력 수요가 급격히 떨어져 공급과 불일치가 발생하면 주파수·전압 등이 불안정해져 전력망 부담이 커져 대규모 정전 사태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박 교수는 "AI 데이터센터의 밀리초·초·분 단위 극심한 부하 변동은 기존의 전통적인 전력망 설계 가정을 근본적으로 위협할 것"이라며 "대규모 부하의 동시 이탈이 연쇄 정전의 현실적 위협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