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영훈 스마일게이트 메가포트 대표는 지난 25일 일본 도쿄 치바현 마쿠하리 멧세에서 열린 도쿄게임쇼 2025에서 한·일 공동 시장의 밑그림을 그렸다. 최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제안한 '한·일 공동 경제시장 구상'과 맞닿아 있는 발언이다.
최 회장은 일본 요미우리신문 인터뷰에서 한국 정부가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을 검토하는 데 대해 "CPTPP 가입도 좋지만 완만한 경제 연대가 아니라 유럽연합(EU) 같은 완전한 경제통합이 필요하다"고 했다. 미국, EU, 중국에 이어 세계 4위의 경제시장이 될 수 있다는 말이다.
백 대표는 이날 "중국 시장은 그대로 잘 공략하되 3번째 시장에서 성과가 나야 한다"며 "글로벌 협업을 하다보면 그런 생각이 든다. 미국팀이랑 일을 하면 회의가 8시나 9시 끝나는데 일본이 편하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을 확장된 개념의 내수로 본다면 1억7000만명의 시장인데 중국을 제외하면 미국밖에 없다"며 "무언가 성과를 내면 꽤 안정적인 성장을 하지 않을까"라고 부연했다.
한국과 일본의 시너지가 분명하다는 판단이다. 백 대표는 "일본은 독특한 생각을 많이 한다"며 운을 뗀 그는 "우마무스메 프리티더비를 보면 말을 의인화한다는 게 되게 이상하지만 우리나라 엔지니어들이 이런 기획들을 현실화시키면 의미있는 걸 만들어낼 수 있다"고 했다.
일본의 애니메이션 분야에서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백 대표는 "K드라마가 대단하지만 애니메이션은 일본이 좀 더 쎄다"며 "배타적으로 이겨야 되는 대상이 아니고 그들과 협업해 원소스멀티유즈(하나의 콘텐츠를 여러 유형으로 전개하는 것)로 갈 수 있지 않나"고 말했다.
그는 "서로 상생할 수 있는 방법들을 충분히 찾을 수 있다"며 "일본에서 교류가 꽤 있었고 공동으로 새로운 IP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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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애니메이션 강국… "원소스멀티유즈 전략 유효할 것"━
일본 시장의 성공이 글로벌 공략의 시발점이라고 했다. 일본에서 흥행하면 서구권 시장에서의 이용자 획득(UA) 비용을 줄인다는 것이다. 스마일게이트 일본 법인은 '카오스 제로 나이트메어'(카제나)가 성공한다면 내년 인력 규모를 2배로 확장할 계획이다. 2026년 도쿄게임쇼에 출품한 미래시를 포함한 애니메이션 풍의 게임 2종을 론칭할 예정이다. 나머지 1개 IP는 오는 10월 초 공식 발표한다.
백 대표는 매출보다 유저 확보에 신경쓴다고 밝혔다. 그는 "매출보다는 결국 안정적인 유저 숫자가 중요하다"며 "개인적인 목표는 일일 활성 이용자 수(DAU) 10만명 이상을 넘으면 성공했다고 본다"고 했다.
일본 시장에서 인디게임 생태계 확대를 염두에 둔다고도 했다. "일본은 정책 자금이 별로 없다"며 "스마일게이트 플랫폼 '스토브'를 통해 일본 인디 개발자들에게 기회를 주고 싶다"고 했다. 현재는 현지 스타트업 업체들이 어떤 지원을 필요로 하는지 파악하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백 대표는 "최고의 지원은 사업적인 도움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스타트업 마중물 역할을 하지만 자체적 펌프 역량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단순히 자금 지원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결실을 맺는 게 더 가치있다는 판단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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