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9일 오후 2시15분, 서울 명동 롯데면세점. 한산하던 주차장으로 중국 단체관광객을 태운 버스가 줄지어 들어왔다. 가이드를 따라 이동하는 행렬이 엘리베이터에 오르자 조용하던 매장은 금세 북적임으로 가득 찼다.
이번 방문은 중국 단체 관광객 무비자 입국 첫날에 맞춰 이뤄졌다. 여행사를 통한 3인 이상 단체는 최대 15일간 비자 없이 한국을 관광할 수 있다. 이날부터 내년 6월30일까지 무비자 입국 정책이 시행된다. 정부와 업계는 제도 효과로 약 100만명의 중국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다고 본다. 특히 10월1일 국경절 연휴에 맞춰 방한 수요가 집중될 것이란 전망이다.
무비자 입국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하얼빈에서 온 취통옌(57)씨는 "한국을 포함한 여러 나라가 중국인을 대상으로 무비자 정책을 시행해 여행하기 편리해졌다"고 말하며 무비자 입국이 여행 선택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했다.
전자제품 가게 앞에서 만난 70대 석모씨(중국인·여성)는 "한국 드라마에서 자주 본 밥솥을 구매하고 싶었는데 생각보다 가격이 저렴해서 구매하기로 결정했다"며 "한국의 밥솥부터 김, 영양제까지 전부 쇼핑할 예정"이라 말했다.
건강식품 매장에서 일하는 박기정(50)씨는 "콜라겐과 글루타치온 같은 피부 건강 제품부터 유산균, 키즈 제품까지 인기"라며 "중국 고객들이 좋아하는 국산 건강기능식품 위주로 전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K뷰티를 넘어 K건강기능식품, K푸드, K전자제품까지 유커들의 쇼핑 리스트에 오른 것이다.
매장 내부에는 중국어에 능통한 직원과 중국어로 된 상품 설명으로 가득했다. 면세점 9층 화장품 가게에서 일하는 중국인 왕유주(32)씨는 "2024년부터 한국에서 살기 시작해 롯데면세점에서 일하고 있다"며 "면세점에서 일하는 직원 대부분 중국어에 능통하거나 중국인"이라고 전했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패키지 단체 관광객들의 롯데면세점 방문 계약은 패키지 건별로 진행된다. 10월 전체 서울, 부산, 제주를 방문하는 중국인 관광객 1만명을 대상으로 한 패키지 계약을 따냈다"며 "앞으로 무비자 정책 시행으로 인해 매출이 올라갈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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