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철 부산시의원(오른쪽)이 20일 해양농수산국 안건심사를 진행하고 있다./사진=부산시의회
수십 년간 인근 주민들을 괴롭혀 온 반여농산물도매시장의 악취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를 찾았다. 오는 2027년 말 시장을 해운대에서 기장군으로 이전하는 시점에 맞춰 악취의 주범으로 꼽히는 시장 내 음식물류 폐기물 처리시설인 '환경동'을 짓지 않을 방침이다.
이전지역인 기장을 지역구로 둔 박종철 부산시의원(국민의힘)은 지난 20일 열린 부산시의회 해양도시안전위원회 해양농수산국 안건심사에서 "반여시장을 이전할 때 악취의 근본 원인인 환경동을 짓지 말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부산시는 "제안 내용을 반영해 이전 계획을 재검토하겠다"며 사실상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반여농산물도매시장은 2000년 12월 음식물류 폐기물 처리를 위한 '환경동'을 신설한 이후 이곳에서 발생하는 악취로 인해 인근 주민들의 민원이 끊이지 않았다.


박 의원은 "악취의 주범은 바로 이 환경동"이라며 "시장을 이전하면서 환경동을 그대로 옮겨 짓는다면 악취 문제는 장소만 바뀔 뿐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기장군 안평리로 이전하는 새 시장에서는 기존과 같은 대규모 처리시설이 필요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지금은 폐기물을 시장 내에서 직접 처리해야 하지만 민간위탁 방식으로 바꾸면 매일 수거해 즉시 처리하는 것이 가능하다"며 "폐기물을 쌓아두고 처리하는 환경동을 없애야 악취의 근본 원인을 제거하고 주민 고통을 해소할 수 있다"며 부산시의 전향적인 계획 변경을 촉구했다.

박 의원의 제안에 박근록 부산시 해양농수산국장은 "제안한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여 이전 계획을 재검토하겠다"고 답했다.


현재 해운대구 수영강변대로에 자리잡고 있는 반여농산물도매시장은 기장군 철마면 안평리로 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총사업비 4074억원이 투입되는 이 사업은 현재 부지(7만6000㎡)보다 2.5배 넓은 19만3000㎡ 부지에 현대식 스마트 도매시장을 짓는 것을 목표로 한다. 새로운 시장은 저온 유통체계와 물류 자동화 시스템을 갖추고 2025년 착공해 2027년 말 완공될 예정이다. 하지만 기존 계획에는 악취의 원인으로 지목된 '환경동'을 그대로 이전·설치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어 악취 우려가 제기돼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