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미래에셋벤처투자는 전 거래일 대비 6650원(29.95%) 내린 1만5550원에 하한가 마감했다. 앞서 미래에셋벤처투자는 스페이스X가 내년 하반기 IPO에 나설 것으로 기대된다는 소식에 4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보이며 113.66% 오른 바 있다.
연이은 주가 급등에 한국거래소는 지난 22일 미래에셋벤처투자를 투자경고종목으로 지정하면서 주가는 조정 국면에 들어섰다. 단기 과열에 대한 경계 심리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미래에셋벤처투자가 급등한 이유는 스페이스X 기업가치 상승 수혜를 직접 누릴 수 있는 투자사로 인식됐기 때문이다. 미래에셋벤처투자는 2023년 프로젝트펀드를 통해 스페이스X에 투자한 바 있다. 미래에셋그룹 차원에서는 2022년부터 두 차례에 걸쳐 총 2억7800만달러(한화 약4000억원)를 스페이스X에 투자했다.
다만 한국거래소 경고 종목 지정과 함께 미래에셋벤처투자의 스페이스X 투자와 관련한 실적 기여도가 기대보다 제한적일 수 있다는 점이 지적되며 주가는 조정받았다. 미래에셋벤처투자가 스페이스X에 직접 투입한 금액은 약 40억원 수준으로 그룹 전체 투자금 중 극히 일부에 해당한다는 지적이 나왔기 때문이다.
미래에셋벤처투자는 투자자금을 직접 소유하는 구조가 아닌 프로젝트펀드를 조성해 자금을 운용하는 GP(위탁운용사) 역할을 수행한다. 벤처캐피탈 수익 구조상 스페이스X 지분 가치가 상승하더라도 이는 우선 펀드 자산가치(NAV) 상승으로 반영되며 실제 수익 인식은 지분 매각이나 IPO 이후 회수 국면에서야 가능하다.
따라서 스페이스X 기업가치 급등과 IPO 기대감이 단기적으로는 미래에셋벤처투자 주가에 강한 모멘텀을 제공했지만 실제 실적 반영까지는 시간 차가 크고 규모도 제한적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중장기 관점에서의 구조적 성장 모멘텀은 유효하다는 평가다. 특히 미래에셋벤처투자 펀드 결성과 투자 회수 사이클이 본격화되는 구간에 진입하고 있다는 점에서 기업가치 재평가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미래에셋벤처투자의 운용자산(AUM)은 올해 6월 말 기준 약 1조7000억원 수준이다. 미래에셋벤처투자는 2025년 말 세미파이브를 시작으로 몰로코, 리벨리온, 스페이스X 등 주요 포트폴리오의 회수 모멘텀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 벤처 활성화 정책과 국민성장펀드 출범도 미래에셋벤처투자 중장기 성장 기반을 강화하는 요인으로 평가된다. 국민성장펀드는 총 150조원 규모로 조성되며 이 가운데 약 35조원이 벤처캐피탈과 사모펀드 등을 통한 간접투자 형태로 집행될 예정이다.
정책자금이 개별 기업에 직접 투자되기보다 운용 역량을 갖춘 VC를 통해 펀드 결성과 투자로 이어지는 구조다. 미래에셋벤처투자는 국내 대표 VC로 정책자금 유입 시 앵커 투자자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트랙레코드와 운용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에 증권가는 미래에셋벤처투자 주가가 단기적으로는 특정 이슈에 따라 변동성이 확대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정부 모험자본 투자와 글로벌 혁신기업 투자 성과에 따라 주가 방향성이 좌우 될 것으로 전망한다.
이준석 한양증권 연구원은 "IPO 단계부터 상장 이후까지 이어지는 사이클을 내재화한 사업구조는 미래에셋벤처투자의 핵심 경쟁력"이라며 "주요 포트폴리오 기업들의 IPO 가시화와 벤처투자 업계 전반의 회복, 코스닥 시장 활성화 정책이 맞물리며 모멘텀이 동시에 작동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상헌 iM증권 연구원은 "국민성장펀드 150조원이 조성되며 첨단기금과 더불어 민간자금이 공동으로 출자한 대규모 자펀드를 기반으로 첨단전략산업 생태계 전반에 투자가 기대된다"며 "AI 관련 밸류체인 투자와 대형 펀드 운용 레퍼런스를 기반으로 한 미래에셋벤처투자가 민간 GP(펀드운용주체)로 선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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