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최근 8대 금융지주에 대한 지배구조 특별점검을 마무리하고 점검 결과를 지배구조 태스크포스(TF) 3차 회의에서 제도 개선 논의의 기초 자료로 활용할 방침이다. 금융당국은 이를 토대로 3월까지 지배구조 개선방안을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당국의 시계가 3월로 맞춰지면서 최근 회장 연임이 확정된 신한·우리금융은 일단 숨을 돌리는 분위기다. TF에서 개선안이 도출되더라도 정기주주총회가 열리는 3월 이후 적용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반면 KB금융은 선임 절차가 남아 있어 논의 진척 속도와 방향에 따라 예외 없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논의의 초점이 이사회 독립성으로 옮겨가면서 3월 정기주주총회가 변곡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4대 금융지주 사외이사 32명 가운데 23명이 3월 말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어 주총 이후 이사회 구성 자체가 크게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KB금융은 사외이사 7명 중 조화준 이사회 의장을 포함한 여정성·최재홍·이명활·김성용 등 5명의 임기가 3월 말 종료된다. 이사회 구성 변화가 곧 회장후보추천위원 판단 구도의 변화로 직결될 수 있다는 점에서 차기 회장 선임 절차의 불확실성이 다른 금융지주보다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의 최근 행보도 이런 해석에 힘을 싣는다. 이달 16일 국민연금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KB금융 지분율이 8.56%에서 8.68%로 변경됐다고 공시했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초 신한·우리·하나금융에 대한 투자 목적을 '일반투자'에서 '단순투자'로 변경하며 주주권 행사 범위를 축소했다. 현재 일반투자 목적을 유지하고 있는 곳은 4대 지주 중 KB금융이 유일하다.
현행 자본시장법상 일반투자는 사외이사 추천이나 주주제안 등 보다 적극적인 주주 활동이 가능한 범주다. 지배구조TF 이후 국민연금의 사외이사 추천이 현실화될 경우 KB금융은 양종희 현 회장의 연임 여부를 결정하는 차기 회장 선임 절차부터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나 이찬진 금감원장은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으로 활동하던 2021년 1월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 회의에서 '국민연금 투자대상기업에 대한 사외이사 선임 주주제안'을 발의하며 국민연금의 보다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를 촉구한 바 있다.
국민연금 추천이 현실화되지 않더라도 이사회 구성 변화 압박은 상당할 전망이다. 금감원은 그동안 현 이사회 구성에서 현장 전문가인 전문 경영인의 비중이 낮고 학계 등 일부 분야에 편중된 점을 문제로 삼았다. 현 회장의 연임을 앞두고 당해 이사회 구성이 바뀌는 과정에서 경영진의 영향력이 과도하게 작용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면밀히 들여다본다는 방침이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당국이 연임이 확정된 신한·우리금융보다 아직 절차가 남아 있는 곳에 메시지를 줄 것이라는 시각이 조심스럽게 나온다"며 "지배구조 문제를 지적하며 시작된 BNK금융그룹 현장검사도 연장되는 등 당국이 강도를 높이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이어 "업계에선 이같은 움직임을 사실상 거취 정리를 압박하는 신호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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