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증권업계가 가장 주목하는 '핫 타짜'는 바로 '중국 타짜'다. 중국의 전반적인 소비능력 향상과 한류열풍 확대로 인해 중국인들은 그야말로 문턱이 닳도록 한국을 드나들고 있다. 그리고 일상적으로 도박을 즐기는 중국인들은 국내 외국인 대상 카지노의 최대 고객이다.
지난해 입국자 중 중국인은 222만명으로 전년 대비 18.4% 늘었다. 중국인 관광객 입국은 올 1분기에도 전년 동기 대비 28.0%나 늘었으며 6월 기준으로는 전년 동월 대비 30.6% 증가했다. 중국 내에서 해외여행 자유화 추세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어 앞으로도 중국인 관광객이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일본인 입국자 수 역시 329만명으로 8.8% 늘었다. 올 1분기에도 일본인 입국자는 전년 동기 대비 31.1% 증가했다. 지진 이후 자국 내 여행 수요가 줄고 해외여행 수요가 늘고 있는데 따른 영향이다. 일본 인구의 저성장세와 노령화로 장거리 여행이 어려워지면서 근거리인 한국 여행수요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외국인 대상 카지노주가 들썩이는데는 다 이유가 있었다. 명동, 종로, 대학로를 누비던 중국·일본인들이 밤마다 몰려드는 카지노들은 오늘도 회심의 미소를 짓고 있다. 특히 올해 정부가 내수 활성화를 위해 한국 국적 크루즈선에 내외국인 모두 출입이 가능한 카지노 개설을 추진하고 있어 카지노 관련주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은 더욱 커지고 있다.
◆몰려드는 中 관광객 "돈 쓰러 온다"
중국인 관광객들의 씀씀이는 미국이나 일본인 관광객에 비해 훨씬 크다. 지난달 기획재정부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중국인 관광객들의 1인당 평균 소비액은 1949달러다. 이는 미국인 1408달러, 일본인 1075달러에 비해 대단히 큰 금액이다.
게다가 중국인 관광객 지출 규모는 점점 커지고 있다. 신라면세점의 올해 중국인 관광객 대상 매출 비중은 연초 46.5%에서 5월 56.5%로 늘어났으며 성수기 초입인 6월에는 61.4%까지 늘어났다. 롯데면세점 역시 지난 4월부터 중국인 대상 매출액이 일본인 대상 매출액을 넘어섰다.
중국인들이 주요 고객인 카지노주 GKL은 중국인 관광객 수혜 기대감에 지난 26일 전일 대비 6.58% 오른 2만5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말 1만8000원대에 거래됐던 GKL 주가는 7월 들어 한때 2만6000원을 상회하는 등 크게 올랐다.
GKL의 2분기 실적은 다소 부진할 전망이나 하반기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 한승호 신영증권 연구원은 "공기업 특성상 중국인을 대상으로 한 영업방식이 다소 소극적으로 전환되면서 중국인 관광객들이 적응하는데 시간이 걸렸다"며 "이에 따라 경쟁사(파라다이스)가 상대적인 수혜를 입었으나 하반기 중국인 관광객들이 바뀐 방식에 적응함에 따라 3분기 GKL의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역시 중국인 관광객 증가 수혜주인 파라다이스 주가 역시 상승할 전망이다. GKL과 파라다이스 간 경쟁구도가 다소 완화되면서 양사의 판촉비용이 절감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따라 수익성이 향상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증권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파라다이스 목표주가를 종전 1만4000원에서 1만6500원으로 상향조정한 바 있다. 그룹 내 카지노 통합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돼 장기적으로 구조적 펀더멘털이 더 강화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익희 현대증권 연구원은 "중국인 고객이 많이 유입되고 마케팅 비용 부담이 완화되는 현상 등이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여 올해 추정 실적을 상향조정했다"며 "경쟁적인 프로모션 비용 부담이 하락하는 가운데 매출 확대에 따른 영업 레버리지 효과가 강하게 발휘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증권업계의 긍정적인 전망과 함께 양사 주가는 올 들어 크게 오르고 있다. GKL은 지난 연말 1만8200원이던 주가가 7월 현재 2만5900원까지 올랐다. 파라다이스 역시 같은 기간 주가가 8400원에서 1만3400원으로 뛰었다.
◆실적 우려에 증설지연…내국인 카지노주는 '울상'
승승장구하는 외국인 대상 카지노에 비해 내국인 대상 카지노인 강원랜드는 울상이다. 올 들어 강원랜드 주가 흐름은 외국인대상 카지노주와는 정반대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 연말 2만7200원이던 강원랜드 주가는 7월 현재 2만2550원까지 떨어졌다.
개별소비세와 폐광기금 비용부담 증가로 2분기 실적에 대한 우려가 확대되는데다 게임기구 증설도 당초 예상보다 지연되고 있기 때문이다. 신영증권은 강원랜드의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7.2%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당초 전망치를 하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5월 말 준공된 신규영업장 내 게임기구 증설은 지지부진하다. 주무부처인 문화관광부와의 의견차이로 게임기구 발주 등이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어서다.
한 연구원은 "강원랜드에 대한 시장의 최대 관심사는 실적보다는 기구 증설여부"라며 "문광부가 조성하는 관광진흥기금의 29.4%를 강원랜드가 부담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문광부가 무한정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41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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