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직장인의 재산형성을 도와주기 위해 선보였던 재형저축이 돌아온다. 지난 1977년 도입된 재형저축은 서민들의 재테크 수단으로 각광 받았으나 1995년 재원 부족을 이유로 폐지됐다. 그러다 지난해 정부가 장기주택마련저축에 대한 비과세혜택을 없애면서 그 대신 재형저축을 재도입하기로 한 것이다.

이에 따라 투자자는 물론 각 금융사들도 재형저축에 대한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특히 현재와 같은 저금리 기조에서는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재형저축펀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비해 자산운용사들도 속속 재형저축펀드 상품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현재 금융감독원에 제출된 펀드신고서만 70개가 넘는다. 회사별로는 한국투자신탁자산운용이 총 9개로 가장 많고,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동양자산운용이 7개, 삼성자산운용·미래에셋자산운용·한화자산운용이 5개로 뒤를 이었다.







자산운용사들이 준비하고 있는 재형저축펀드는 자사 대표펀드를 모(母)펀드로 한다.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이 준비 중인 '신한BNPP좋은아침희망60재형증권'은 '좋은아침희망펀드'를 모펀드로 하는 국내주식혼합형 펀드이며, KB자산운용의 'KB재형밸류포커스30펀드'는 'KB밸류포커스펀드'를 활용한 혼합형펀드다.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관계자는 "재형저축펀드는 최소 7년 이상 장기투자하는 상품이기 때문에 모펀드 또는 유사한 운용구조를 가진 상품의 장기수익률과 운용사의 운용철학·원칙 등을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재형저축펀드의 주력은 해외펀드와 채권펀드다. 한국투신운용의 9개 재형저축펀드 중 7개가 해외펀드다.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도 7개 중 5개가 해외주식에 투자하는 펀드이며, 1개는 이머징로컬시장 채권에 주로 투자하는 재간접 해외채권펀드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해외채권펀드 2종, 국내채권혼합형과 해외채권혼합형펀드를 각각 1종씩 준비하고 있다. 삼성자산운용도 해외펀드 2종과 혼합형 및 채권형펀드 3종을 출시할 예정이다.

해외펀드가 다수를 차지하는 이유는 비과세 혜택 영향이 크다. 해외펀드는 국내펀드와 달리 15.4%의 세금을 내야 한다. 그러나 재형저축펀드는 이러한 세금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다. 이에 따라 각 자산운용사들은 향후에도 해외펀드를 적극적으로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관계자는 "연초 이후 11%대의 우수한 수익률을 기록 중인 미국펀드를 비롯 저평가된 중국주식에 투자하는 펀드, 동남아시아펀드, 브릭스펀드 등 다양한 지역의 해외펀드 라인업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재형저축펀드에 투자할 계획이라면 투자 전 명심해야 할 것이 있다. 한번 가입하면 다른 상품으로 계약이전을 할 수 없다는 점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재형저축펀드는 타 금융권 재형저축에 비해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상품"이라며 "그러나 투자기간 중 다른 펀드로 갈아타기가 어렵기 때문에 신중하게 상품을 선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69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