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한 지 한달을 맞은 한 금융회사 신임 회장의 인터뷰가 실린 기사의 헤드라인이다. 사실 조직의 대표라면 누구나 구성원들에게 바라는 바일 것이다. 하지만 CEO가 바라고 이렇게 말한다고 해서 과연 조직 구성원들이 혼을 걸고 조직을 위해서 일할까.
리더십의 정의는 상대방으로 하여금 목적하는 바에 이를 수 있도록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권위'(authority), '권력'(power)도 상대방에게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것들이다. 이들은 리더십과 어떤 차이점이 있을까. 각 단어들의 차이점을 비교해보면 리더십의 개념에 대해 좀 더 명확히 알 수 있을 것이다.
권위는 내규에 의해 발현할 수 있는 권리를 사용하는 것이다. 즉 직장상사로서의 권위를 통해 부하직원에게 그렇게 하도록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기업은 자체적으로 직급과 내부규정이 있고 상급자의 명령을 따르도록 돼 있으며 이에 반하는 것은 규정을 위반하는 것이 된다. 권력은 남을 지배해 강제로 그렇게 하도록 하는 것이다. 권위와 비슷하지만 보다 강제성이 있다고 볼 수 있다.
이에 반해 리더십은 내가 상호작용(interactive)하는 상대방이 자발적으로 하려는 마음이 생겨서 목적하는 바에 이르도록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상대방이 '자발적으로 하고자 하는 마음'이 생기도록 한다는 부분이 권위, 권력과 구별된다.
리더십을 잘 표현한 문장으로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에는 다음과 같은 구절이 나온다.
"큰 배를 만들게 하고 싶다면 나무와 연장을 주고 배 만드는 법을 가르치기 전에 먼저 바다에 대한 동경을 심어줘라. 그러면 그 사람 스스로 배를 만드는 법을 찾아낼 것이다."
이 문장이야말로 리더십을 설명하는 가장 좋은 예시가 아닐까 한다. 전후사정 없이 열심히 배를 만들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해주는 것보다, 먼 바다에 대한 동경을 심어줌으로써 상대방이 자발적으로 배 만드는 법을 익히도록 하는 것이다.
회사를 운영하다 보면 이런 '배 만드는 일'이 항상 일어난다. 그런데 밑도 끝도 없이 업무가 주어진다거나 직원이 왜 해야 하는지도 잘 모르는 상태에서 일을 한다면 당연히 효율이 오르지 않을 것이다. 그런 때에 조직을 맡고 있는 리더가 업무에 대한 목적을 명확히 제시해주고, 일이 회사에 미치는 영향을 설명해준다면 일의 능률은 올라갈 것이다. 이것이 리더십의 한 단면이다.
혼을 걸고 조직을 위해 일하자고 말하는 것은 쉽다. 하지만 리더가 이렇게 말한다고 해서 혼을 걸고 조직을 위해 일하는 게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혼을 걸고 일하도록 하려면 회사는 그 혼을 보장해주는 환경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왜 혼을 걸어야 하는지, 왜 우리 조직을 위해 일해야 하는지를 알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그것이 리더가 해야할 일이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07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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