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늘 눈에 띄는 스타일리시한 이들이 있다. 일명, 그들은 ‘패션피플(패피)’이라고 불린다. 그런 패피를 볼 때마다 패션에 대해 전혀 모르는 우리는 부러울 따름이다. 하지만 부러우면 지는 거다. 이제는 동경만 하지 말고, 그들의 스타일링 노하우를 통해 ‘패피’로 거듭나자. 패피를 직접 만나고 그들만의 패션에 대해 알아본다. 패친소는 인터뷰이가 패션피플을 소개해 만나는 릴레이 인터뷰 형식으로 진행된다.



Top : No Brand /Bottom : No Brand /Outer : No Brand /Shoes : LANDROVER



수천 개의 매장이 자리한 동대문종합시장, 미로가 생각날 만큼 복잡하지만 그녀의 발걸음은 거침이 없다. 신중히 원단을 고르는 그녀, 그 모습에 'Fashion is Passion'이라는 문구가문득 떠오른다. 하지만 누군가는 '패피'를 먼저 떠올릴 것이다. 이번 '패친소'에서는 서울여자대학교 의류학과에 재학중인 이현진(23, 여)씨를 만났다.



Q. 동대문종합시장에 한두 번 온 게 아닌 것 같다.

A. 의류학과 학생이라는 그 이유 하나만으로도 '동대문'은자주 찾는 공간이다. 신입생 때부터 과제를 하기 위해 동대문을 들렀다. 처음엔 원단 판매상분들이 학생을 손님으로 달갑게 생각하지 않아 원단을 구입하는데 힘이 들었다. 그래서 그땐 이 공간 자체가 어렵게만 느껴졌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졸업을 앞둔 시점이 되니 정이 많이 든 추억의 장소가 된 것 같다.



Q. 동대문하면 쇼핑의 메카인데, 자주 오는 만큼 남다른 쇼핑노하우가 있을 것 같다.

A. 이런 이야기를 해도 될지 모르겠다. 쇼핑몰이나 옷가게를 운영하는 분들이 동대문 야시장을 많이 찾는다. 이 점을 노려 친구와 함께 쇼핑몰을 운영하는 척, 샘플로 몇 벌만 구입해보고 사람들의 반응 좋으면 다시 오겠다는 식으로 옷을 싸게 사곤 했다. 이 방법의 포인트는 혼자가 아닌 동행인이 있어야 한다. 동일한 디자인에 색상의 다른 옷이 있는 경우 두 벌 다 구매하지 않으면 물건을 팔지 않는다.



Q. 오늘의 스타일링에 대해 말하자면. 
 A. 모노톤으로 심플하게 스타일링을 했다. 평소 여름에는 화이트, 겨울엔 블랙 계절에 따라 색상을 정해 코디하는 편이다. 알렉산더 왕이 워너비 디자이너인데 그의 심플한 콘셉트의 디자인이 많은 영향을 준 듯하다. 

 Q. 평소 패션트렌드는 어떻게 접하는 편인가.

A. ‘보그’, ‘크래커’ 등의 잡지나 패션블로그를 통해 많이 접하는 편이다. 특히 패션블로그를 통해 많이 보고 배우는 편이다. 각 사람마다 패션스타일을 한 권에 책으로 담을 수 없지만 인터넷이라는 광범위한 장소엔 그 모습들이 담겨있다.



Q. 패션 관련해서 다양한 대외활동을 했다고 들었다. 특히 기억에 남는게 있나.

A. 몇몇 브랜드의 서포터즈와 인턴, 플리마켓에서 직접 제작한 물건판매, 스트릿사진 촬영 등을 했다. 하지만그리 많은 대외활동을 한 것은 아니다. 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친구와 함께 이태리로 여행을 간 것이다. 여행을 계획하면서 밀라노 광장에서 직접 제작한 물건을 팔아보기로 했다. 이태리에 도착해 밀라노 광장에서 물건을 팔 준비를 하려던 순간, TV에서나 보던 자리 다툼이 있었다. 현지인이 자기 자리라며 언성을 높였다. 이보다 더 물건을 팔지 못한 이유는 흔히 우리가 ‘노점’이라 칭하는 ‘길 가게’에 대한 인식이 우리나라보다 좋지 않아서였다. 결국, 물건을 밀라노에 거주하는 친척언니 친구들에게 선물로 주고 온 아쉬운 경험이...



Q. 꿈이 무엇인가. 그 꿈을 위한 앞으로의 계획은. 
A. 스포츠 웨어 디자이너가 되고 싶다. 그 꿈을 위해 좀 더 많은 것을 배우고자 유학을 준비 중이다. 현재 학교에서 지원하는 Honors 프로젝트의 학생으로 선발되어 뉴욕으로 갈듯하다. 

이날 이현진(23, 여)씨는 인터뷰도중 고민에 빠진다. 한 통의 전화, 한 여성의류 브랜드에서 스카웃 제의를 받았다. 취업과 유학, 과연 그녀는 어떤 결정을 내렸을까. 

Q. 그 결정에 대해 후회되지 않나.

A. 어떤 결정을 했건 후회가 남을 듯하다. 하지만 유학을 가는 게 더 후회를 남기지 않을 것 같다. 취업과 유학, 현실과 이상 그 사이에서 고민하던 차에 부모님께 연락을 드렸다. 유학에 대한 경제적 부담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부모님께선 ‘왜 너 자신을 과소평가하니, 넌 아직 젊고 주어진 시간이 많아’라는 조언과 함께 ‘너 유학 보낸다고 그리 큰 경제적 부담이 되지는 않아’라며 걱정을 덜어주셨다. 그렇다고 부모님의 말 한마디에 유학을 선택한 것은 아니다. ‘좋은 걸 봐야 좋은 것을 만들 수 있다’, 해외여행을 다니며 배우고 느낀 모든 것이 담긴 내 생각이다. 이번 유학을 통해 발전된 나 자신을 만나볼까 한다.



Q. 마지막 질문이다. 본인이 생각하는 패피란. 

A. 도전을 즐기는 사람들? 어떤 분야에서건 새로움에 대한 도전이 없으면 최고가 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패션도 마찬가지이다. 자기가 패피라 생각된다면 새로운 멋에 대한 도전을 즐길 줄 알아야하지 않을까.



▶베스트 아이템

패피라면 도전을 즐길 줄 알아야 한다. 그 도전을 위해 필요한 것은 패션에 대한 열정일 것이다. 이날 이현진(23, 여)씨의 베스트 아이템은 눈에 보이는 물건이 아닌 그녀가 가진 패션에 대한 열정이 아닐까. 열정을 통한 도전, 그것만으로도 당신은 패피가 될 수 있다.


<사진=신동엽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