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시대를 맞아 누구나 한번쯤 생각해 봤을 문제다. 하지만 이내 '비싸서 힘들겠지'라며 마음을 접는 게 대부분이다. 하지만 적은 비용으로 입주할 수 있는 실버타운이 있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드물다. 실버타운에 대한 정보가 너무 부족해 발생하는 현상이다.
이제는 노후를 준비할 때 실버타운에 대한 정보습득이 필수다. <머니위크>는 실버타운의 의미와 종류, 입주비용 등에 대해 꼼꼼히 살펴봤다.
◆실버타운=유료양로시설+노인복지주택
현행법에 '실버타운'이라는 용어는 명시돼 있지 않다. 노인복지법 제32조에서 정의하는 노인주거복지시설의 종류는 '양로시설'과 '노인복지주택'뿐이다. 이 중 양로시설은 입주자 비용 부담액에 따라 무료양로시설과 실비양로시설, 유료양로시설 등으로 구분되는데 통상적으로 무료·실비양로시설을 제외한 '유료양로시설'과 '노인복지주택' 두가지 시설이 실버타운에 해당한다.
유료양로시설은 60세 이상이면 아무런 제한 없이 입주가 가능하며 입주자가 모든 비용을 부담한다. 단, 법적으로 분양이 불가능하며 최장 10년간 임대로 사용 가능하다. 일부 유료양로시설의 경우 업체 간 경쟁이 심화되면서 5성급 호텔에 버금가는 시설을 갖춰놓은 곳도 있다.
노인복지주택은 주택으로 구분돼 등기이전을 통해 매매가 가능하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분양 후 입주보증금제도를 활용해 실버타운 형태로 운영되는 경우도 많다. 입주민 100% 비용 부담, 연령제한 60세 이상으로 유로양로시설과 유사한 형태로 운영된다. 단 '육체적·정신적인 건강을 가져야 한다'고 명시된 것이 다른 점이라고 할 수 있다.
◆제대로 된 실버타운, 30여곳에 불과해
현재 전국에서 운영 중인 실버타운은 수백여곳이 넘는다. 하지만 이 중 100인 이상 입주가 가능하고 운영상 문제가 없는 제대로 된 실버타운을 추려보면 대략 30곳에 불과하다. 또한 이들 실버타운에 수용 가능한 인원도 5000명 남짓이다. 겉모양만 그럴 듯한 실버타운이 우후죽순 늘고 있지만 제대로 된 실버타운은 소수에 불과하다는 얘기다.
실버타운의 종류는 입지와 분양형태 등에 따라 구분된다. 먼저 입지여건에 따라서는 ▲도시형 ▲도시근교형 ▲전원형 등으로 구분된다. 최근에는 가족들의 접근성과 문화생활 등을 고려해 도심형이 인기다.
분양형태에 따라서는 ▲임대형 ▲분양형 ▲회원권형 등으로 나뉜다. 임대형은 임대보증금을 받고 주거공간을 빌려주는 형태이고, 분양형은 실버주택을 아파트 분양처럼 고령자에게 파는 형태다. 이 중에서는 비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임대형 실버타운의 인기가 좋다.
◆실버타운, 입주비용과 생활비 규모는?
실버타운에 들어가기 위한 입주보증금은 3.3㎡당 330만원에서 1700만원까지 다양하다. 이때 주의할 점은 비용과 시설의 질이 반드시 비례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오히려 적은 비용으로 입주자에게 더 잘 맞는 실버타운을 찾을 수 있다. 예컨대 거동이 불편한 입주자에게 헬스장 등 다양한 부대시설이 딸린 고급 실버타운은 필요치 않다. 따라서 실버타운 선택 시에는 실버타운의 성격과 입주자의 성향이 맞아떨어지는지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실버타운에 입주한 후 소요되는 생활비는 어느 정도일까. 리서치전문기업 스파이어리서치&컨설팅이 지난 1년간 전국 30여개의 주요 실버타운을 조사한 결과 실버타운의 한달 생활비는 평균 100만~150만원으로 조사됐다. 단위면적에 따른 월생활비를 환산해 보면 전체의 60% 이상이 3.3㎡당 4만~6만원대였다.
실버타운 월생활비에는 매월 실버타운에 납입하는 관리비와 식대, 냉난방비·전기료·수도요금 등 공과금, 건강상담·물리치료실·헬스장 이용료 등이 모두 포함된다.
최고급 실버타운은 한달에 300만원가량 소요되기도 하지만 지방 소재 실버타운은 이보다 휠씬 저렴하다. 실제로 김제부영실버타운(23형)은 월 30만원에 불과해 아파트 생활비와 큰 차이가 없다.
한달에 100만원 이상씩 나가는 실버타운의 생활비는 일반인에게 부담스러운 금액일 수 있다. 하지만 일반 아파트에서 생활하면서 실버타운이 제공하는 모든 부대시설과 건강상담·의료서비스·돌봄서비스 등을 이용한다면 오히려 실버타운보다 비쌀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이한세 스파이어리서치&컨설팅 대표는 "3.3㎡당 생활비를 비교해 보면 63%가 넘는 실버타운의 한달 생활비가 4만~6만원 수준"이라며 "계약면적과 시설위치, 시설규모 등을 꼼꼼히 비교해보면 본인의 경제규모에 맞는 실버타운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양로원·요양원' 이미지 쇄신 시급
아직 실버타운에 대한 인식은 생각만큼 긍정적이지 않다. 최근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1차 베이비부머인 1955~1963년 출생자 680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실버타운에 들어가고 싶다는 이들은 2%에 불과했다.
여기에는 실버타운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가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실버타운이 편안한 노후를 보내는 곳이라기보다는 양로원이나 요양원에 가깝다는 인식을 갖고 있어서다. 특히 법적으로 실버타운이라는 용어조차 명확하게 정의 내려지지 않은 가운데 어설픈 요양시설들이 실버타운이라는 간판을 내걸고 영업 중이어서 이 같은 인식이 쉽게 바뀌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이한세 대표는 "실버타운이라고 해서 찾아갔다가 어설픈 요양시설이나 병원과 같은 느낌에 실망하고 돌아오는 사람들이 많다"며 "지자체와 대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 실버타운에 대한 이미지를 바꾸고 노인 문제해결에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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