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7 정상회의 국가. 버락 오바마 대통령(왼쪽)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자료사진=뉴스1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가 일본 미에현 이세시마에서 개막한 오늘(26일), G7 정상들은 일본 보수의 성지인 '이세신궁'을 방문하는 것으로 첫 일정을 시작했다. 이번 정상회의의 가장 초점이 되는 것은 먹구름이 드리운 세계 경기의 해결책 제시다. G7 정상들은 중국을 포함한 신흥국의 경기 후퇴 및 국제유가 하락 등의 악재에 대응하기 위한 방법으로 재정지출 확대를 통한 경기부양에 관해 집중 논의할 예정이다. 재정지출을 둘러싼 G7 정상들의 속내는 다르다.
닛케이 신문에 따르면 재정지출 논의를 좌우하는 열쇠를 가진 사람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다. 우선, 의장인 아베 신조 총리는 이번 회의를 통해 각국의 재정출동을 이끌어내고 싶어 한다. 이는 7월 참의원 선거에도 순풍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마찬가지다. 오바마 대통령도 미국 경기의 발목을 잡지 않도록 일본과 유럽의 재정지출을 확대하고 싶어 한다. 캐나다도 이에 찬성하는 입장이다. 이런 상황에서 독일의 경상수지 흑자가 유럽연합(EU)의 전체 흑자 대부분을 차지할 만큼 G7국가 내 재정출동의 여력이 큰 것은 독일이다.
그러나 메르켈은 재정출동에 신중한 입장을 표명해왔다. 이번 회의에서도 재정지출 확대와 관련된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독일은 2차 세계대전 이전 하이퍼 인플레이션이 나치 대두의 원인이 됐다는 경험을 통해 재정확대에 반대했다. 프랑스와 이탈리아, 영국은 이런 상황을 잘 알고 있기에 이번 정상회의에서도 메르켈 총리에게 직접적으로 재정지출을 요구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3개국의 속내에는 온도차가 있다. 캐머런 영국 총리는 긴축 예산을 견디며 성장해 온 만큼 재정지출 확대에 반대하는 입장이지만 그의 신경은 내달 23일 열릴 브렉시트(영국의 EU탈퇴) 찬반 국민투표에 쏠려 있다. EU에서 탈퇴하는 것으로 결정되면 카메론 총리는 즉각 자진 사퇴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과 마테오 렌치 이탈리아 총리는 내심 아베의 재정지출 확대론을 환영하고 있다. 이번 정상회의에서 독일의 재정지출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 관심이 주목되지만, 전망은 밝지 않을 것으로 일본 언론은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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