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 대중의 도움 없이 자생할 수 없다. 기업이 생산한 재화·서비스는 대중의 소비를 먹고 자라기 때문이다.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기업이 경제적 손해를 감수하고 사회적 책임(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이하 CSR)을 다하는 것도 같은 이유다. 최근 국내에도 이런 인식이 확산돼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됐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발표한 ‘2015 주요 기업·기업재단 사회공헌백서’에 따르면 주요 기업 231개사가 한해 동안 지출하는 사회공헌비용 규모는 약 2조6708억원에 이른다. 하지만 여전히 CSR에 인색한 기업도 적지 않다. CSR에 열심인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은 어디일까. <머니S>가 30대그룹의 사회공헌활동 현황을 살펴봤다.
SK그룹은 ‘지속가능한 행복을 만들고 나누는 기업’을 추구한다. 이에 따라 그룹과 각 계열사들이 지속가능성, 장기적 관점, 진정성을 중심으로 한 사회공헌활동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시혜적 나눔은 지양하고 희망의 씨앗을 뿌리는 긴 호흡의 나눔을 지향한다는 얘기다.
SK그룹이 주력하는 사회공헌활동은 ‘인재양성’과 ‘교육’이다. 이와 관련 행복나눔재단을 통해 1500여명을 직접 고용해 행복도시락과 행복한학교 등 15개 사회적 기업을 설립·운영하는 한편 다양한 교육문화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행복도시락은 2006년 결식이웃 지원과 취약계층 일자리 창출을 목적으로 설립됐다. 전국 27개 센터에서 결식이웃에게 매일 따뜻한 도시락을 제공하며 저소득층, 경력단절여성, 노인 등 취약계층에게 조리사, 배달원과 같은 안정된 일자리를 제공한다.
◆시혜적 나눔 대신 희망 씨앗 뿌리기
행복한학교는 방과후학교를 위탁운영한다. 현재 방과후학교 민간위탁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며 교육격차 해소, 사교육비 부담 완화, 일자리 창출 등 다양한 사회문제 해결을 목표로 교육을 통한 사회문제 해결에 기여하고 있다.
사회적 기업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CSR의 진화·발전된 모델로 주목하는 사업이다. 최 회장은 계열사 자금 수백억원을 빼돌린 혐의(횡령·배임)로 수감생활을 하던 지난 2014년 10월 출간한 저서 <새로운 모색, 사회적 기업>에서 사회적 기업 활성화를 위해 인센티브제도를 도입하겠다고 밝혀 이목을 집중시켰다.
다양한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설립된 사회적 기업에 Social Progress Credit(SPC, 사회적 가치에 기반한 인센티브)를 도입해 능률을 높이겠다는 것. 이를 구체화하기 위해 설립된 SK 사회성과인센티브 추진단은 44개 사회적 기업의 지난해 성과를 평가해 올해 초 26억원 상당의 인센티브를 지급했다. 추진단은 앞으로 SPC에 뜻을 같이 할 사회적 기업을 100개까지 늘릴 방침이다.
교육과 관련해선 전문직업교육프로그램 ‘SK 뉴스쿨’과 청년창의인재양성프로그램 ‘SK SUNNY’를 통해 지속가능한 나눔활동을 펼치고 있다.
SK 뉴스쿨은 성장가능성이 높은 외식산업 분야의 직업을 원하는 청년들에게 1년간 조리와 외식서비스에 대한 무료교육 기회를 제공한다. 이론과 실무능력을 두루 갖춘 국내 최고 수준의 전문 강사진이 조리학과와 서비스학과 두가지 프로그램에 참여한다.
교육대상은 19~29세 외식산업 분야 직업을 필요로 하는 청년들이며 매년 3~12월, 월~금 종일교육이 이뤄진다. 지난해 기준 교육생은 507명, 졸업생은 374명이다. 현재 취업대상자 295명 중 취업자는 220명으로 취업률이 75%에 달한다.
2003년 출범한 SUNNY는 우리사회에 필요한 혁신적 청년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운영하는 대학생 자원봉사단이다. 대학생들의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자발적·주도적·실천적인 활동을 통해 긍정적인 사회 변화를 주도하는 것을 목적으로 국내외 3500여명의 대학생들이 꾸준히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한국고등교육재단은 SK의 인재양성 전문조직이다. 지난 42년간 한국고등교육재단을 통해 꾸준히 인재양성사업을 펼친 결과 현재까지 3300여명의 장학생을 지원했으며 664명의 박사를 배출했다.
한국고등교육재단이 배출한 인재들은 전국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전공과 진로탐색 등을 돕는 드림 렉쳐 활동을 통해 사회에 기여하고 있다. ‘인재 양성→양성된 인재의 지식 나눔→새로운 인재 양성’ 선순환구조를 구축한 셈이다.
◆다함께 행복한 사회 지향
SK 임직원 참여로 매년 이뤄지는 사회공헌활동도 긴 호흡을 갖고 장기적으로 진행된다. 김장 나눔 봉사는 1996년부터 시작해 현재까지 꾸준히 이어지고 있으며 소외계층 연탄 나눔, 집수리 등의 활동도 계속 실시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저소득 노령층의 주거복지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져 사회문제화 되는 점을 염려해 이들의 주거복지 기름으로 1000억원의 거금을 기부하기도 했다.
협력업체와의 동반성장에도 적극적이다. 2008년 국내 그룹사 중 처음으로 상생경영위원회를 출범시켰으며 현재는 그룹 내 최고의사결정기구인 수펙스추구협의회 산하 사회공헌위원회를 통해 그룹 차원의 동반성장을 지속적으로 추진 중이다.
SK가 협력사 경쟁력을 근본적으로 강화하기 위해 2006년 시작한 ‘SK동반성장아카데미’는 올해까지 누적 참여인원이 17만명에 달할 전망이다. 또한 협력사에 저금리 대출지원을 하는 동반성장펀드 규모를 2009년 1200억원에서 매년 늘려 올해에는 4배가량 늘어난 4800억원으로 확대했다.
이와 별도로 협력업체에 직접 투자하는 동반성장사모투자펀드(PEF)도 운영 중이다. PEF는 SK가 우수 기술력을 보유한 협력업체와 장기적 관점에서 동반성장을 하기 위해 2012년 1000억원 규모로 조성했으며 콘텔라, 동진쎄미캠, 성창E&C 등이 투자를 받았다.
SK 관계자는 “행복동반자는 SK가 영속적으로 추구하는 가치”라며 “동반성장이 SK뿐만 아니라 협력회사에서도 경영철학이자 기업문화로 자리 잡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국가와 사회에서 받은 사랑과 혜택을 돌려줘야 한다는 일념으로 우리가 가장 잘하는 방식으로 사회공헌활동을 펼치고 있다”며 “앞으로도 관련 활동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56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