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된 대기업들이 나날이 증폭되는 의혹에 곤혹스러운 모양새다. 당초 최순실씨가 실소유주라는 의심을 받은 미르·K스포츠재단 자금 지원에 대해 “문화체육 육성을 위한 자발적 기부”라 주장했던 이들이지금은 “자신도 피해자”라며 다른 해명을 내놓고 있다.

‘정경유착’이라는 여론의 질타에다 검찰 수사까지 받게 된 상황이 억울하다는 하소연이지만 여론의 반응은 싸늘하다. 특히 삼성, SK, 롯데, CJ, 부영 등의 대기업이 모종의 대가를 바라고 적극적인 자금 지원을 했거나 지원 의사를 밝힌 정황이 드러나 비판적 여론을 부추기고 있다. 


삼성은 두 재단에 204억원 출연이라는 최대 지원 외에 별도로 최씨의 딸 정유라씨를 겨냥한 맞춤형 지원금 35억원 이상을 내놓은 게 드러났다.

박근혜 대통령이 4일 청와대에서 최순실씨 국정논당 사태와 관련한 대국민담화를 발표한 후 허리를 숙여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SK·롯데·CJ는 총수가 비리 혐의로 구속됐거나 검찰 수사를 앞둔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수십억원을 내놓았고, 부영은 이중근 회장이 직접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기획수석과 두 재단 관계자를 만나 세무조사 무마를 전제로 70~80억원을 지원하겠다는 발언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대기업 한 관계자는 “서슬 퍼런 살아있는 권력의 실세를 앞세워 모금을 하는데 버티기는 쉽지 않다”며 “우리도 힘들다”고 하소연했다.

하지만 일부 대기업은 적자를 기록해 법인세를 한푼도 내지 않았는데, 두 재단에는 수억원을 지원해 배임에 해당한다는 지적까지 나오는 등 정경유착 의혹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내로라하는 대기업이 무명인이 진두지휘하는 신생재단에 앞다퉈 기부해 순식간에 800억원가량을 모았는데 탈이 나니 강제모금에 준조세라 한다”며 “이런 거액의 돈이 숨은 권력에게 간 것은 정경유착의 검은 고리가 있을 거라는 것쯤은 모든 국민이 다 안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