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카드가 신규카드인 ‘더블랙2카드’(가칭) 출시 초읽기에 들어갔다. 더블랙2카드는 연회비가 250만원인 VVIP카드로 국내 신용카드 중 연회비가 가장 많다. 2005년 출시한 ‘더블랙카드’(연회비 200만원)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다. 이 카드는 아직 구체적인 서비스 내역이 공개되지 않았지만 최상위 계층을 위한 획기적인 혜택을 담은 것으로 전해졌다. 아직 최종 출시일은 정해지지 않았다. 금융감독원의 최종승인 절차가 남아서다. 업계에선 이달 말 늦어도 2월 초에는 금융당국의 승인이 떨어질 것으로 내다본다.
상위 0.5%를 위한 VVIP카드에 관심이 쏠린다. 이미 업계 최고수준인 연회비 200만원짜리 더블랙카드를 판매 중인 현대카드가 올해 출시할 예정인 연회비 250만원짜리 VVIP카드가 그 주인공이다. 이 카드가 출시되면 다른 카드사들도 연회비를 올린 VVIP카드를 경쟁적으로 출시할 것으로 보인다.
상위 0.5%를 위한 VVIP카드에 관심이 쏠린다. 이미 업계 최고수준인 연회비 200만원짜리 더블랙카드를 판매 중인 현대카드가 올해 출시할 예정인 연회비 250만원짜리 VVIP카드가 그 주인공이다. 이 카드가 출시되면 다른 카드사들도 연회비를 올린 VVIP카드를 경쟁적으로 출시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카드 the Black 리퀴드메탈. /사진제공=현대카드
◆아무나 발급받지 못하는 신용카드
연회비를 낼 경제적 능력만 되면 누구나 쉽게 발급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지만 VVIP카드의 발급조건은 매우 까다롭다. 회사와 직급을 비롯해 소득수준을 증빙해야 한다. 이를테면 그룹 총수나 최고경영자(CEO), 중소기업 사장, 고위공무원, 사회적 직위가 있는 자산가 등이 가입대상이다.
카드사가 직접 추천해야 발급대상에 오르는 경우도 있다. 현대카드 ‘더블랙’, 삼성카드 ‘라움 오’, 롯데카드 ‘인피니티’, 신한카드 ‘더 프리미어’가 대표적이다. 카드사가 먼저 고객의 소득수준과 소속회사, 직급 등을 살펴본 후 후보에 오른 대상자에게 초청장을 보내 가입의사를 확인하는 시스템인데 초청장을 받은 고객이 발급을 원하더라도 별도의 심사를 또 한번 거친다.
현대카드는 정태영 부회장과 브랜드본부장, 리스크본부장 등 8명으로 구성된 ‘더블랙 커미티’에서 만장일치로 최종 가입을 승인받아야 하고 삼성카드는 ‘라움위원회’의 추천을 받거나 기존 라움 회원이 추천한 예비고객만 가입기회를 얻을 수 있다. 이외에도 임원이 포함된 심사위원회나 심사팀의 가입심사를 거쳐야 한다.
이처럼 VVIP카드 발급을 까다롭게 적용하는 이유는 발급 수가 많을수록 카드사가 손해 보는 구조기 때문이다. 연회비는 수백만원에 달할 정도로 비싸지만 가입고객에겐 그만큼 특별한 우대혜택이 주어진다. 수십만원에서 수백만원에 달하는 항공료와 호텔숙박권, 공항라운지 무료 이용권을 지급하고 별도의 VVIP 우대혜택도 제공한다. 해외여행이 잦은 기업의 CEO나 임원이라면 뿌리치기 힘든 유용한 서비스다. 뿐만 아니라 VVIP카드는 보유하는 것만으로도 대외적으로 사회적 직위를 인정받았음을 의미한다. VVIP카드로 결제할 때 비즈니스에 용이하고 때로는 자신의 가치를 돋보이게 하는 용도로도 활용할 수 있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VVIP카드를 발급받으면 연회비의 두세배가 넘는 혜택을 누릴 수 있다”며 “특별한 서비스와 함께 개인의 품격도 높일 수 있어 상위층 고객이라면 누구나 관심을 가진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카드사가 손해를 감수하면서도 VVIP카드 개발에 나서는 이유는 뭘까. 브랜드 이미지 관리차원이다. “우리 회사가 최고”라는 브랜드 이미지를 부각함으로써 앞으로 더 많은 고객을 회원으로 유치할 수 있어서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연회비가 높은 것은 최상의 서비스를 누릴 수 있는 조건이 갖춰진 회사임을 뜻한다”며 “고객 입장에서는 비슷한 혜택이라면 당연히 브랜드가치가 높은 회사의 카드를 선택하기 마련이다. VVIP카드도 이를 노린 마케팅”이라고 설명했다.
신한프리미어카드. /사진제공=신한카드
◆알짜카드는 단종… 고객들은 불만
카드사의 VVIP카드 출혈경쟁을 곱지 않게 보는 시선도 있다. 적자를 감수하면서 초우량고객을 확보하는 것이 무리수라는 이유에서다. 또 결과적으로 VVIP카드 발급에 따른 적자를 일반 카드소비자가 보전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하기도 한다. 역차별이라는 것.
이 같은 상황에서 일부 카드사가 소비자에게 ‘알짜상품’으로 입소문을 탄 카드를 단종시켜 빈축을 샀다. 롯데카드는 지난 2일 ‘포인트 최강자’라 불린 ‘벡스(VEEX)카드’의 발급을 중단했다. 이 카드는 롯데그룹 계열사에서 사용할 수 있는 엘(L)포인트를 적립해주는데 사용할 수 있는 가맹점이 많아 활용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았다. 혜택이 많은 만큼 ‘적자카드’로 꼽히기도 했다. 신학용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벡스카드는 2015년 상반기 기준 135억3200만원의 손실을 냈다.
NH농협카드의 ‘NH올원시럽카드’도 더는 신규발급이 불가능하다. 매월 최대 10만원까지 가맹점 쿠폰을 받을 수 있는 이 카드는 출시 직후부터 가성비가 좋은 카드로 관심을 받았다. 최근 6개월간 신용카드 15만장, 체크카드 19만장 등 총 34만장이 발급될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이밖에 식당·병원·학원·온라인업종에서 포인트를 5%씩 쌓아주고 그외 가맹점에서는 0.2%씩 적립할 수 있는 SC제일은행의 ‘리워드360체크카드’도 발급이 중단된 상태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VVIP카드가 마케팅에 도움이 되지만 이 카드를 보유하지 못한 고객으로부터 불만을 살 수 있다”며 “꼭 필요한 카드지만 대놓고 마케팅을 펼치지 못하는 양면성이 있다”고 귀띔했다.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70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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