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스님 소신공양. 7일 오후 서울 광화문 시민열린마당 인도 옆 풀숲에서 정원스님이 분신을 시도해 소방대원들이 서울대병원으로 이송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독자 제공)
광화문서 분신을 시도한 정원스님이 연명치료를 받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어제(7일) 서울 광화문에서 분신을 시도한 정원스님의 생명이 위독한 가운데, 보호자가 연명치료를 원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원스님은 어제 밤 10시30분쯤 광화문 열린시민공원에서 분신을 시도한 뒤 의식을 잃은 채로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됐다. 현재 생명이 위독한 상태이나, 보호자 쪽에서 연명치료 거부의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대병원 관계자는 오늘(8일) "보호자 뜻에 따라 화상전문병원으로 전원 및 연명치료를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병원에 따르면 정원스님은 전신에 3도 화상을 입어 폐, 심장, 콩팥 등이 손상된 상태다.
병원 측은 "화상전문병원으로 전원하려면 에크모(ECMO·인공 폐) 부착 후 이송해야 하나 보호자 뜻에 따라 전원 및 연명치료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다만 연명치료 범주에 들지 않는 기본치료는 계속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정원스님은 분신 장소에서 '일체 민중들이 행복한 그날까지 나의 발원은 끝이 없사오며 세세생생 보살도를 떠나지 않게 하옵소서', '박근혜는 내란사범, 한일협정 매국질. 즉각 손떼고 물러나라!'는 내용의 글을 남겼다. 스케치북에 적힌 글에는 '나의 죽음이 헛되지 않기를.. 나의 죽음이 어떤 집단의 이익이 아닌 민중의 승리가 돼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정원스님은 자신의 페이스북에도 "박근혜와 그 일당들을 반드시 몰아내야 한다. 그리하여 이 땅에 정의가 바로서기를 간절히 바란다. 촛불은 가슴에서 불 붙여 활활 타오르도록 해야 한다. 안녕 부디 승리하여 행복해지기를"는 글을 올렸다.
이같은 정황으로 보아 정원스님은 특검 수사를 받고 있는 박근혜정부의 실정에 항의하기 위해 소신공양을 시도한 것으로 추정된다. 소신공양이란 불교에서 스스로 분신해 인신공양하는 것을 일컫는 말이다. 지난 2010년 이명박정부 집권 당시에는 조계종 소속 문수스님이 4대강 사업 중단을 요구하며 소신공양을 한 일이 있다.
한편 이날 11차 촛불집회를 주최한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정원스님의 쾌유를 기원했다. 퇴진행동은 성명을 내 "반드시 쾌유해 스님이 소망하던 '일체의 민중들이 행복한 그날'을 함께 만들 수 있기를 간절하게 소망한다. 박근혜 정부에서 죽어간 사람들 곁에서 눈물과 고통의 날을 보내왔던 우리는 또다시 아름다운 사람을 잃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재테크 경제주간지’ 머니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