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산업의 한숲 e편한세상 사업부지(앞쪽) 뒤로 보이는 한화건설의 갤러리아 포레. /사진=김창성 기자

한강조망·교통·신흥 상권까지 주목… 고분양가·미분양 우려 등은 부담
최근 서울 성동구 성수동 뚝섬 일대 아파트시장이 들썩인다. 강북 최고가 아파트로 이름을 날린 갤러리아 포레에 이어 연달아 초고층아파트가 분양을 앞두고 있다. 특히 서울 주요 재건축아파트 단지가 ‘35층 층수규제’에 묶여 서울시와 갈등을 겪고 있는 것과 달리 뚝섬 일대는 50층 안팎까지 허용되는 상업지역이다. 입주나 분양을 대기 중인 단지는 모두 50층에 가까운 초고층 단지로 한강 조망이 뛰어나고 인근 서울숲, 카페거리, 지하철 이용이 모두 편리하다. 다만 비싼 분양가와 미분양 우려가 있는 점 등은 분양을 앞둔 단지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뚝섬 랜드마크 갤러리아 포레


뚝섬 부촌시대를 연 한화건설의 갤러리아 포레를 최근 찾았다. 분당선 서울숲역에 내리면 바로 보이는 갤러리아 포레는 주변의 오래된 아파트 사이에 홀로 우뚝 선 마천루다.

인근에 두산중공업이 시공한 서울숲 트리마제(47층)가 있지만 오는 5월 입주를 앞두고 마무리 공사가 한창이라 아직은 어수선했다. 바로 앞에 대림산업(주상복합 아파트)과 부영(주상복합·호텔)의 사업 예정지가 있지만 이곳은 착공도 안한 상태라 휑한 느낌만 들었다.

단지 주변 유동인구는 인근 먹자골목을 중심으로 활발한 편이었다. 이곳 상권은 편의점과 술집·식당·카페·분식점 등이 두루 섞인 일반적인 형태가 주를 이루지만 최근 몇년간 오래된 골목 곳곳에 젊은 취향의 스타트업과 공방·맛집 등이 둥지를 틀며 외부유입 인구도 크게 늘었다.


지난 2011년 입주한 45층 초고층 주상복합 아파트인 이곳은 강북 최고가 아파트라는 명성이 자자한 곳이다. 단지 앞 서울숲은 입주민에게 마치 내 집 정원인 것 같은 느낌을 주고 한강까지 직선거리가 700여m에 불과해 조망이 가능하다.

KB국민은행 부동산 시세(2월10일 기준)에 따르면 전용면적 170.98㎡의 매매가는 30억5000만~33억5000만원에 형성돼 있다. 가장 큰 면적인 241.93㎡는 평균 매매가가 무려 46억~50억원 사이다.

인근 A공인중계업소 관계자는 “지역 랜드마크이자 워낙 고가 아파트라 매매거래는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며 “최근 몇년간 매매가가 약간의 등락은 있었지만 30억원 밑으로는 떨어지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갤러리아 포레 인근에 있는 또 다른 초고층 아파트인 두산중공업의 서울숲 트리마제. /사진=김창성 기자

◆초고층아파트 '우후죽순'
갤러리아 포레가 주도한 뚝섬 일대 개발사업은 최근 속도가 더 붙었다. 갤러리아 포레 바로 앞 뚝섬 상업용지 3구역에는 대림산업, 바로 옆 4구역에는 부영의 사업 예정지가 있다.

또 갤러리아 포레 뒷쪽 중랑천 변에는 지역주택조합 방식으로 짓는 최고 35층 규모의 서울숲 벨라듀 1·2차가 들어설 예정이다. 인근 뚝섬역 일대는 지식산업센터 조성이 한창이다. 이들은 모두 서울숲 반경 700~800여m 사이에 들어선다.

먼저 대림산업은 이곳에 최고 48층 높이의 주상복합아파트 2개동과 33층 높이의 공연시설 3개동을 짓는다. 지난해 말 서울시 건축심의를 통과해 상반기 분양될 예정이다.

바로 옆 부지인 4구역에서는 부영이 49층 높이의 주상복합아파트 2개동과 호텔 1개동 건설을 계획 중이며 지역주택조합 방식으로 공급되는 서울숲 벨라듀 1·2차 10개동 역시 최고 35층 규모로 들어설 예정이다.

이들 3곳의 공급이 완료되면 기존 갤러리아 포레, 5월 입주하는 서울숲 트리마제 등과 함께 향후 뚝섬 서울숲 일대는 40층 이상 초고층 아파트숲으로 변모한다. 여기에 인근 영동대교를 통한 청담·압구정 등 편리한 강남 접근성과 분당선·2호선의 더블역세권까지 더해져 뚝섬 일대는 신흥부촌 입지가 더 탄탄해질 전망이다.

상권이 활성화될 거라는 기대감도 높다. 뚝섬을 비롯해 성수동 곳곳에는 오래된 폐창고를 개조해 만든 대림창고 등 독특한 콘셉트의 카페가 있어 지역 명소로 자리 잡았다. 대림산업과 부영 사업지 중간에 자리한 언더스탠드에비뉴라는 컨테이너박스 콘셉트의 스트리트몰도 인기다.  

폐 창고를 개조해 만든 독특한 콘셉트로 성수동 명물로 자리한 갤러리 카페 대림창고. /사진=김창성 기자

◆기대 이면 우려도 '한가득'
이처럼 성수동 일대는 최근 개발에 속도가 붙으며 호흡이 빨라지는 분위기다. 오래된 골목 한편엔 맛집과 예쁜 카페를 찾아온 사람들이 넘쳐나고 개발을 앞둔 부지는 휑한 가운데 기대감을 드높인다.

1960~1990년대까지 경마장과 수제화 공장 등이 즐비했던 오랜 흔적은 거의 지워지고 일부만 남았다. 3~4년 전부터 들어선 폐창고를 개조해 만든 갤러리와 카페 등 문화예술 공간은 특색 있는 상권의 대명사로 자리매김해 손님을 끌어 모았다.

하지만 점차 세련미를 더해가는 이곳에도 우려는 한가득이다. 먼저 올 1분기 기준 성수동 3.3㎡당 평균 아파트값은 1993.2만원으로 서울(1904.1만원)과 성동구(1887.6만원) 평균보다 높다.

지난 2015년 1분기~올 1분기 기준 성수동 일대 집값은 서울시 평균과 성동구 평균을 모두 상회했다. 집값이 뛰면서 곧 분양될 단지들이 지난 2008년 3월 분양된 갤러리아 포레의 평균 분양가(4535만원)를 크게 상회할 것으로 전망되는 것도 자칫 미분양 사태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

성수동 서울숲 일대는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폐지 수혜를 입은 곳이라 사업성이 높아지면 분양가가 천정부지로 치솟을 가능성이 있다.

서울 성수동 일대 상권이 활성화되고 집값이 급등하자 기존 임차인들이 이를 감당하지 못하고 내몰리는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이 나타난 점도 문제다.

최근 성동구가 실시한 연구용역조사결과 성수동 일대 상권은 창·폐업 빈도를 나타내는 활성지표(2.01)와 상권규모를 나타내는 증감지표(0.6%)가 모두 서울의 젠트리피케이션 발생 지역(각 1.49, 0.61)보다 높았다. 독특한 카페가 생겨 수요가 몰리자 단기간에 비슷한 유형의 카페가 우후죽순처럼 생겨난 결과로 풀이된다. 

이 같은 문제가 발생되자 성동구청은 지난해말부터 젠트리피케이션 전담 법률·세무상담실 등을 운영하며 주민들을 지원 중이다.


당시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법률이나 세무 관련 문제는 누구에게나 어렵고 부담스러운데 특히 젠트리피케이션의 경우 몰라서 피해를 받는 일이 많다”며 “되도록 이 같은 피해를 입지 않도록 주민들이 법률·세무지원단을 활용해 쉽고 편하게 상담 받을 수 있도록 지속적인 상담 서비스를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