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산 직전 통신장비업체 쏠리드에 인수돼 기사회생한 팬택이 결국 1년 만에 스마트폰사업에서 철수한다. 쏠리드의 품안에서 지난해 6월 야심차게 내놓은 아임백(IM-100)이 실패하며 마지막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아임백은 목표 판매량(30만대)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13만2000대 판매에 그쳤다. 이에 따라 팬택은 지난해 매출액 517억원, 영업손실 513억원, 당기순손실 709억원을 기록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8월부터 추진하던 베트남 조인트벤처사업마저 지지부진하며 반등의 계기를 마련하지 못했다. 결국 지난 11일 정준 쏠리드·팬택 대표는 직원들에게 스마트폰사업을 잠정 중단하고 구조조정에 나선다고 공지했다.
이번 구조조정으로 150명에 달하는 팬택 임직원은 절반가량으로 줄고 사물인터넷(IoT)사업 등 일부 사업팀만 남게 됐다.
정준 쏠리드·팬택 대표. /사진=머니투데이 DB
쏠리드는 지난해 1000억원이 넘는 자금을 수혈하며 팬택을 살리려 했지만 돈만 낭비한 꼴이 됐다. 이 여파로 쏠리드의 실적과 재무구조도 악화됐다. 지난해 쏠리드의 연결기준 매출은 2915억원으로 전년(1900억원) 대비 1000억원 이상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53억원 흑자에서 513억원 적자로 전환됐다.
일각에선 예견된 실패라는 평가도 나온다. 프리미엄 스마트폰시장은 대기업 LG전자도 고전할 정도로 삼성, 애플 등 글로벌 대기업의 시장 장악력이 막강하다. 중국업체도 저가의 스마트폰을 쏟아내고 있어 팬택 정도의 규모와 기술력을 갖춘 스마트폰업체가 진입할 틈이 없었다.
정 대표는 회사 CEO 인사말에서 “팬택의 가장 강력한 경쟁력인 도전과 혁신, 빠른 판단과 발상의 전환으로 영속 가능한 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정 대표의 다짐은 무위로 끝나는 모양새다.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88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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