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미국→한국’ 돌고 돌아 또 충돌
메디톡스 “공개토론 제안, 떳떳하다면 나와야”
대웅제약 “법정서 메디톡스 주장 허구성 증명”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시작된 메디톡스와 대웅제약의 보툴리눔 톡신(일명 보톡스) 균주 출처를 둘러싼 분쟁이 미국으로 전장을 옮겼다가 다시 한국으로 무대를 옮겨 3차전을 시작했다. 주름제거 등 미용성형에 쓰이는 보톡스의 원료를 둘러싼 양사의 분쟁은 최근 미국법원이 ‘한국에서 소송을 진행하는 게 적합하다’는 결정을 내리며 다시 국내로 공이 넘어왔다. 여전히 양측의 주장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어떤 매듭이 지어질지 주목된다.

◆보톡스 균주 놓고 1년째 진실공방

지난해 11월 메디톡스는 “대웅제약이 보톡스 균주에 붙인 ‘홀’이라는 이름은 미국 위스콘신대학교, 엘러간, 메디톡스만이 보유하고 있는 균주로 이 이름을 붙여 명성에 편승하려고 한다”며 “대웅제약 보톡스 균주의 출처를 밝혀야 한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대해 대웅제약 측은 “5년여의 연구를 통해 자체 개발한 자사 보톡스(제품명 나보타)의 균주는 경기도 모처의 토양(마구간 흙)에서 발견했다”며 “영업기밀에 해당하는 사항을 공개할 의무가 없고 메디톡스가 억지를 부리고 있다”고 반박했다.


보톡스 균주 출처를 놓고 진실공방을 벌인 양사의 1차전은 식품의약품안전처까지 나서 중재에 나섰지만 결국 실패했다. 또 메디톡스가 경찰에 접수한 진정이 ‘혐의 없음’으로 종결되며 소강상태로 접어들었다.
하지만 지난 6월 메디톡스가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렌지카운터 법원에 대웅제약을 상대로 자사 보톡스 균주를 도용했다고 민사소송을 제기하며 다시 불이 붙었다. 제약업계는 특허권에 대한 소송전이 빈번하지만 기술이 아닌 원료의 출처에 대한 소송은 매우 이례적이다.

결국 이 소송전은 미국법원이 지난 13일 “이번 사건은 모든 요인을 고려했을 때 미국이 아니라 한국에서 소송을 진행하는 맞다”고 판단하며 매듭을 짓지 못하고 다시 한국으로 공이 넘어왔다. 

◆한국법정서 진실 가릴 듯

이후 양사는 한쪽이 상대방을 비판·비방하는 입장자료를 내면 즉각 반박자료를 내는 방식을 수차례 되풀이하며 한국법정에서 진실을 가릴 것을 예고했다.


메디톡스 관계자는 “한국에서 즉각 민사소송을 진행하겠다”며 “대웅제약이 떳떳하다면 전문가, 기자, 규제 당국자 등이 참여하는 공개토론장에 나와야 한다. 만약 문제가 있다면 모든 민형사상 책임을 지겠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대웅제약 관계자는 “자사 균주 출처는 이미 여러 차례 정부기관의 실사를 통과했고 수사기관 조사에서도 무혐의 내사종결 됐다”며 “염기서열 전체 공개는 영업비밀이기도 하고 메디톡스도 하지 않고 있는데 굳이 할 필요가 없다. 소송을 진행하겠다니 법정에서 메디톡스 주장의 허구성을 낱낱이 밝히겠다”고 반박했다.

이처럼 양사가 1년째 비슷한 주장을 되풀이 하며 진실공방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어느 쪽이 진실을 말하는 지는 조만간 한국법정에서 결론이 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