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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술년 생명보험업계의 전망이 어둡다. 경제성장률 둔화와 함께 금리 인상으로 올해 생보사 보험계약실적(신계약 건수)이 더 감소할 것이란 얘기가 나온다.
정부의 가계부채 증가 억제 정책으로 보험 해약금액이 늘어날 수도 있다. 신용길 생보협회장이 취임사에서 "경각심을 갖고 업계와 정책·감독 당국, 연구기관 등 모두가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강조한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생보사들은 올해 리스크가 작은 보험상품과 함께 지난해 보험업계를 강타한 헬스케어 보험으로 돌파구를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여전히 '보장성' 각광… 변액종신보험 주목

올해 생보업계 성장세는 둔화될 전망이다. 새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을 앞둔 생보사들이 저축성보험 판매에 적극 나서지 못할 것으로 보여서다.


지난해 10월 보험연구원 측이 발표한 '2018년 보험산업 전망과 과제'에 따르면 저축성보험 성장세 둔화로 올해 생명보험업계의 매출에 해당하는 수입보험료 증가율이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직후보다 낮은 수준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전용식 보험연구원 동향분석실 실장은 "내년 보험산업 보험료 증가율은 1.24%로 하락세가 지속될 전망"이라며 "특히 생명보험 수입보험료 증가율은 IMF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0.8%)보다 낮은 0.3%를 기록할 것"이라고 밝혔다.

2021년 IFRS17이 시행되면 기존 원가 기준인 부채 평가는 시가 기준으로 바뀐다. 저금리 상태에서도 고금리로 판매된 상품은 가입자에게 돌려줘야 할 이자가 많은데 IFRS17은 이 차이를 모두 부채로 계산한다.

이에 따라 과거 생보사들이 자산 규모를 키우기 위해 높은 최저보증이율을 앞세워 대거 판매한 저축성보험은 IFRS17 도입 시 보험사에 재무부담을 안겨준다. 결국 생보사들은 저축성보험 보다 보장성보험 위주의 상품 라인업을 내세울 수밖에 없다.


대부분의 생보사는 올해 역시 종신보험이나 변액보험 등 보장성보험 위주의 수익을 노릴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변액보험은 정부의 코스닥시장 활성화 정책 등 경제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을 배경으로 더욱 진화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생보협회는 올해 주목받을 보험상품으로 헬스케어 상품과 변액보험을 꼽았다. 변액보험의 경우 기존 수익성과 안정성에 자율성과 다양성이 더해지면서 인기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변액종신보험 역시 보험사의 주력 상품이 될 것으로 보인다. 생보사들은 지난해 말부터 기존 종신보험 사망보장을 강화하고 환급금을 줄이는 대신 보험료를 낮추는 등 변형된 변액종신보험 상품을 내놓으며 쏠쏠한 재미를 봤다.
영업현장에서도 설계사들은 수수료율이 높은 종신이나 변액보험 가입을 적극 권장하고 있어 관련 상품은 당분간 생보사 수입보험료의 큰 비중을 차지할 전망이다.

생보사 관계자는 "IFRS17이나 신지급여력제도(K-ICS) 도입을 앞두고 대부분의 보험사가 자본건전성을 이유로 대형 투자사업은 추진하기가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올해도 보장성보험 위주의 판매전략을 통한 수입보험료 확충에 열을 올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더 진화할 헬스케어

지난해 초 생보협회는 생명보험 신상품 트렌드로 '저해지환급·변액·간편심사·건강집중보험 및 헬스케어 서비스' 등으로 예상했고 관련 판매상품과 서비스는 가입자들의 호평을 얻으며 보험사 수익에 보탬이 됐다.

이중 헬스케어서비스는 올해 더욱 진화된 형태로 선보이며 보험사들의 신 먹거리 창출에 앞장설 것으로 보인다.

과거 단순 건강 상담 서비스에 그쳤던 헬스케어는 최근 가입자의 건강상태와 운동습관 등을 반영해 보험료 할인과 캐쉬백 등을 제공하는 실질적인 경제혜택 서비스로 진화하고 있다.

올해는 스마트기술을 활용해 개인 맞춤형으로 생애 전 기간 건강관리 코칭서비스까지 가능할 전망이다. 또한 헬스케어보험은 질병 발병 시 치료비와 진단자금을 제공함과 함께 과거 고위험·고보장에서 중위험·중보장으로 흐름이 전환될 것으로 보인다.

◆'몸집줄이기'는 올해도 지속

IFRS17 도입에 앞서 재무구조 조정에 나서는 생보사들의 보험설계사 감원은 올해도 지속될 전망이다. 현재 생보사 보험설계사는 꾸준히 감소세를 보인다.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2016년 11월 기준, 설계사를 둔 생보사 22곳의 총 보험설계사 수는 12만7054명이었지만 지난해 11월에는 10만8470명으로 2만명가량 감소했다.

물론 일부 생보사는 영업전략 차원에서 설계사를 늘릴 예정인 곳도 있지만 대부분 영업점 및 설계사를 감축해 재무구조 개선에 나선 상태다. 보험사들의 인슈테크 도입도 설계사 감축을 더욱 부추길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