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J 킹기훈이 괄도네넴띤을 먹으며 버억을 외치고 있다. /사진=유튜브 사나이 킹기훈 채널영상 캡쳐
“그럼 잘 먹겠습니다. 칙칙폭폭 버억!”
요즘 10대 사이에서 ‘버억’이 새로운 유행어로 자리잡았다. 아프리카TV BJ 겸 유튜버 ‘킹기훈’이 유행시킨 이 신조어는 음식을 먹을 때 습관처럼 붙이는 추임새다. 동작을 따라하는 의태어로 볼 수 있지만 ‘입을 쩍 벌리는 소리’로 이해하면 의성어로 분류하는 것도 가능하다. 짧고 따라하기 쉬워 1인미디어를 소비하는 1020세대 사이에서 빠르게 확산됐다.

버억이 인기를 끌면서 적용사례도 다양하게 등장했다. 영어로 된 욕을 순화시켜 ‘왓 더 버억’으로 사용하거나 ‘보라돌이 뚜비 나나 버억’으로 응용하는 경우다. 온라인커뮤니티 등을 통해 10대 사이에서 유행하던 급식체와 비슷한 패턴을 보인다.


실제로 인스타그램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도 ‘버억’ 문화가 자리잡았다. 17일 기준 인스타그램 해시태그로 #버억을 검색하면 2만5000개 이상의 게시물이 검색된다. 대부분 음식과 관련된 게시물로 유행의 척도와 맞물려 있다.

해시태그로 버억을 검색했을 때 2만5000개 이상의 게시물이 나타난다. /사진=인스타그램 캡쳐
버억 열풍의 배경에는 유튜브, 아프리카TV, 다이아 티비 등 1인미디어플랫폼의 성장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1인미디어시장 규모는 2016년 3000억원에서 내년 2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BJ와 유튜버가 직업이 됐고 동영상콘텐츠 소비의 8할 이상을 차지할 만큼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것.
실제로 BJ 킹기훈은 아프리카TV 애청자 25만4227명을 보유한 베스트BJ로 유튜브채널 ‘사나이 김기훈’의 구독자는 50만명을 돌파했다. 최근에는 인기에 힘입어 ‘일반인 버억 콘테스트’까지 진행됐다.

일각에서는 버억 등 신조어를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기도 한다. 시도 때도 없이 무분별하게 사용해 주변에 피해를 끼친다는 의견이다. 한 네티즌은 SNS 댓글에 “식당에 갔는데 여기저기서 예의없이 큰소리로 버억거려 짜증이 났다”며 “자기들끼리 재밌는 것은 알겠는데 단체로 버억 버억 거려서 듣기 싫었다”고 토로했다.


버억의 인기에 대해 BJ 킹기훈은 유튜브 방송에서 “좋아하시는 분들에게는 감사하고 싫어하시는 경우도 그러실 수 있다고 본다”며 “중독성 때문에 많이 쓰는데 모두가 좋아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일상생활을 하다 주변에 버억을 외치는 사람이 많으면 짜증날 수 있는데 남한테 피해는 주지 않는게 좋겠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버억을 비롯한 신조어 문화가 한글파괴나 공공의 이익을 해치기보다는 빠르고 가볍게 소비되는 콘텐츠로 봐야한다고 설명한다.

한 문화평론가는 “유튜브를 비롯한 1인미디어플랫폼이 대중화되면서 방송진행자의 영향력은 연예인에 준할 만큼 높아졌다”며 “과도한 상업적 마케팅이나 욕설 및 위법한 행동이 아니라면 버억 열풍 역시 밀레니얼세대의 전유물로 받아들여야 한다. 원작자의 말처럼 싫어하는 이에게 권하거나 피해를 줄 정도의 사용은 당연히 지양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