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C녹십자가 모더나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 업체에 선정됐다는 보도에 대해 선을 그었다. /사진=GC녹십자
GC녹십자가 모더나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 업체에 선정됐다는 보도에 대해 선을 그었다.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 매체는 정부 고위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모더나가 GC녹십자와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CMO) 계약을 체결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GC녹십자는 "사실을 확인해줄 수 없다"며 "통상 이런 계약은 CDA(비밀유지협약)를 맺고 진행하는데 만약 사실이라면 이런 내용이 알려진 것 차제가 계약위반에 해당한다. 계약이 오고 가더라도 정부 고위관계자가 회사 내부 정보를 알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설령 GC녹십자가 모더나와 위탁생산 계약을 체결하더라도 실제 생산까지는 시간이 많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모더나는 mRNA 방식으로 개발된 백신으로, 아직 국내에 상용화 되지 않았다. 때문에 생산 설비를 갖춘 국내 업체도 없다.

GC녹십자가 생산 설비를 갖춘다해도 계속해서 활용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한 업계 관계자는 "무턱대고 mRNA 백신 생산시설을 만들었다가 다른 종류의 백신이 더 예방효과가 뛰어나 시장에서 외면받게 되면 제 2의 '마스크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mRNA 백신 사업에 뛰어들어 생산시설에 투자했다가 나중에 자금 회수가 얼마나 잘 이뤄질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이 같은 현상은 마스크 업계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불과 5~6개월 전만 해도 '마스크 대란'이 전국을 흔들었지만 최근에는 공급 과잉 때문에 마스크 업체들이 투자 대비 이익을 거두지 못하자 '줄도산 위기'에 처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도 "아스트라제네카·얀센 등 다른 백신은 바이러스벡터나 단백질 백신 등으로 개발됐다. 이 생산시설은 코로나19 이후에도 활용할 수 있지만 mRNA 방식은 앞으로 어떤 백신으로 개발될지 알 수 없다"며 "생산 설비엔 막대한 자금이 들어가는 만큼 회사 입장에서는 신중히 고려해야 한다. mRNA 백신을 생산하면 그만큼 다른 의약품 생산을 멈춰야 하는 것도 문제"라고 덧붙였다.

이에 GC녹십자 관계자는 "GC녹십자의 위탁생산 사업은 본업에 영향을 주지 않는 완제의약품 공정"이라며 "생산시설의 완제공정을 일원화한 충북 오창공장 통합완제관을 위탁생산 사업에 활용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