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멸공'(공산주의 세력을 멸함) 발언이 사회적으로 논란을 불러일으키면서 신세계 주가가 급락했다. 시가총액 규모는 하루 만에 1700억원 가까이 사라졌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신세계는 전거래일대비 1만7000원(6.80%) 떨어진 23만30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날 오전 11시26분쯤 8.20% 급락해 22만9500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신세계 주가가 종가 기준 23만원대를 기록한 것은 지난달 2일(23만4500원) 이후 약 한달 만이다. 

시가총액 규모는 2조2939억원으로 지난 7일 2조4613억원에서 1거래일 만에 1674억원이 증발했다.

계열사 주가도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신세계푸드는 1700원(2.13%) 하락한 7만8100원에, 신세계 I&C는 6000원(3.16%) 하락한 18만40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전거래일 대비 7500원(5.34%) 떨어진 13만3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12만2500원까지 떨어지며 52주 최저가를 갈아치웠다. 

정 부회장이 최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언급한 '멸공'이란 단어가 정치권을 중심으로 논란이 확산되면서 주가에 악재로 작용했다. 

특히 정 부회장이 시진핑 중국 주석 사진과 함께 '멸공'이라는 단어를 게재한 것을 두고 시장의 우려를 고조시켰다. 정 부회장은 시진핑 주석 사진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진으로 변경하고 "나의 멸공은 중국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해명했지만 투자심리를 되돌리기엔 역부족이었다. 

정 부회장은 또 다른 게시글을 통해 "왜 나에게 악평을 쏟아내는지 도저히 이해가 안 간다"며 "날 비난할 시간에 좌우없이 사이좋게 싸우지 않고 우리 다같이 멸공을 외치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힘은 정 부회장의 '멸공'을 지지하며 '멸공 인증 릴레이'에 동참하고 있는 분위기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나경원 전 의원은 각자 이마트에 방문해 인증샷을 올리고 멸치와 콩을 태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