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니칼국수의 대표 메뉴./사진=다이어리알
서울중앙시장을 비롯한 일대의 오래된 골목 곳곳에는 과거의 분위기를 간직하면서도 내부에 들어서면 전혀 다른 풍경이 펼쳐지는 감성 카페와 와인바, 작지만 아이디어 넘치는 젊은 셰프들의 맛집들이 구석구석 들어섰다. 그러면서 원앤온리의 공간을 방문해 경험하고 기록하는 것을 즐기는 요즘 세대의 취향을 저격하고 있다.
◆하니칼국수
신당동에 있는 하니칼국수 외부./사진=다이어리알
싸전 골목에서도 가장 긴 줄을 자랑하는 공간인 '하니 칼국수'는 평일과 주말할 것 없이 웨이팅을 하는 이들로 가게 앞이 분주하다. 이곳은 청담동 한우 전문점 '뜨락', 삼각지 우대 갈빗집 '몽탄', 그리고 신당동의 간판스타인 '금돼지 식당'을 운영하는 세 명의 '육류 스페셜리스트' 대표가 합심해 만든 KMC(코리아 미트 클럽)에서 처음으로 선보인 브랜드다.
내로라하는 각자의 브랜드를 운영하는 외식 베테랑들의 작품인 만큼 오픈 당시부터 업계의 관심을 모았다. 이러한 사정을 업계를 벗어난 소비자들까지 알 리는 만무하다. 좋은 식재료로 만든 음식을 푸짐하게 내어주며 가격도 합리적인 기본을 지키면서도 동네의 분위기와 어울리는 내·외부의 감성과 식사로도, 소주 한 잔과 어울리는 안주로도 그만인 메뉴 포지셔닝을 통해 전 연령층을 만족시킨 '맛집'으로 거듭난 것.
그도 그럴 것이 하니 칼국수는 흡사 몇십 년은 싸전 골목에서 장사를 해왔을 법한 노포 스타일 외관으로 오래된 골목과 전혀 이질적이지 않게 어우러진다. 이곳을 찾은 젊은 방문객들은 이러한 레트로 감성에 열광하며 가게 앞에서 인증샷을 찍고 알아서 입소문을 내준다.
이곳의 대표 메뉴인 '알곤이 칼국수'는 칼칼한 육수에 신선한 명태알과 곤이를 듬뿍 올려 제공되는 메뉴로 알탕을 연상시키는 비주얼 자체도 흥미를 유발하는 요소다. 이 메뉴는 동해안 지역의 장칼국수집들 중 생선 알과 곤이를 넣어 파는 집들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단다.
맛의 비결은 갖은 채소와 민물 새우, 그리고 3가지 고춧가루와 명태간기름을 넣어 진하게 끓여 낸 비법 육수다. 명태 간 기름은 명태 간을 기름에 튀긴 후 24시간 동안 추출한 것으로 이곳 칼국수 육수의 핵심이 되는 재료다. 간혹 호불호가 있는 매운탕, 알탕 특유의 비린 맛, 쓴맛은 전혀 나지 않으면서도 입에 착 달라붙는 육수의 고소하고 농도 깊은 맛과 칼칼한 고춧가루 양념의 맛이 어우러지며 폭넓은 입맛 취향을 영리하게 잡아냈음을 알 수 있다. 다 먹고 나면 남은 국물에 밥을 말아 먹는 것이 수순으로 무한 리필되는 공깃밥은 센스 있는 주인장의 서비스다.
또 다른 대표 메뉴인 '재첩 칼국수'는 보기만 해도 속이 뻥 뚫리는 맑은 국물의 칼국수로 매일 아침 섬진강에서 직접 공수해온 신선한 재첩과 무, 다시마를 3시간 동안 끓인 베이스 육수에 소금 간을 해 개운하고 깔끔한 맛이 특징이다. 해장에도 그만인 메뉴지만 시원한 국물에 다시금 소주 한 잔이 간절해지는 것은 즐거운 부작용(?)이다.
칼국수와 세트로 즐기기 좋은 곁들임 수육도 대부분의 손님들이 칼국수와 함께 주문한다. 사이드 메뉴로 부담스럽지 않은 양에 저렴한 가격, 고기 마스터들이 선보인 황금 비율 통삼겹을 오랜 정성으로 끓인 육수에 삶아내 쫀득하고 부드러움이 공존하는 남다른 식감을 선사한다. 본디 포장마차 형태의 매장을 염두에 둔 만큼 술과 잘 어우러지는 돼지갈비, 수육, 동그랑땡 등 안주 메뉴들은 저녁 시간을 책임진다. 덕분에 오래된 신당동 장터의 밤이 보다 시끌벅적하다.
◆옥경이네건생선
옥경이네건생선의 인기 메뉴./사진=다이어리알
◆금돼지식당
금돼지식당의 돼지고기./사진=다이어리알
◆리사르커피
리사르커피의 시그니처 음료./사진제공=리사르커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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