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서울 강동구 소재 글로벌엔지니어링센터 /사진= 지선우 기자
최근 시티오브런던과 미국의 화이트박사 어드바이저스, 한국의 안다자산운용 등 5개 행동주의 펀드는 주주제안을 통해 삼성물산에 자사주 매입과 현금 배당 확대 등을 요구했다. 5개 행동주의 펀드 연합의 지분율은 1.46%다.
정기 주주총회를 한 시간 앞두고 삼성물산 주주들이 1층 국제회의장 인근에 모습을 나타냈다. 이들은 이번 주주총회 주요 안건인 자기주식 처분 관련 안과 배당 안건을 두고 이야기를 나눴다. A씨는 이번 주주총회 결정에 따라 삼성물산 주가의 방향성이 정해질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15일 서울 강동구 소재 글로벌엔지니어링센터 1층 국제회의장에 입장하는 삼성물산 주주들 /사진= 지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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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과 정확한 환원 계획 필요해"━
개회 선언을 하고 있는 오세철 삼성물산 대표이사 /사진= 지선우 기자
발언 기회를 얻은 주주 A씨는 "삼성물산 주식을 49년째 소유하고 있다"며 "제일모직을 흡수합병하면서 1억8000만원의 손실을 봤다"고 주장했다. "삼성 이름을 믿고 주식을 구매했는데 억울하다"면서 주주와의 소통과 IR(기업 홍보활동)을 강화해 달라고 요구했다.
한 주주는 삼성물산 관계·투자사 수익만을 배당하는 것에 대해 묻기도 했다. 주주 B씨는 "삼성물산은 자체 사업으로 수익을 내고 영업이익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며 "관계 회사 수익만으로 배당하는 것은 주주환원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이에 오 대표는 "장기적인 주주 가치 제고와 지속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진행하기 위한 것"이라며 "성장을 위해 재투자하겠다"고 답했다.
주총 현장에선 삼성물산 주가와 관련된 주주들의 질문이 많았다. C씨는 "주가가 합병 직전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며 "매번 희망고문으로 힘들다"고 말했다. "주식을 산 자신이 바보"라며 주가 상승을 위해 회사가 어떤 노력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주주총회장에서 발언하고 있는 삼성물산 주주 /사진= 지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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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 요구에 부흥해야"… 5개 행동주의펀드 연합 의견 밝혀━
15일 발언하고 있는 도현수 변호사 /사진= 지선우 기자
그는 5개 행동주의펀드 연합이 제안한 자기주식 취득의 건과 현금 배당 확대안을 설명했다. 도 변호사는 삼성물산 자기주식 소각의 건에는 반대하고 자기주식을 취득해 주가 부양에 힘써달라고 요구했다. 그는 현금 배당 또한 삼성물산이 제안한 주당 2550원(보통주)·2600원(우선주)의 두배에 달하는 4500원(보통주)·4550원(우선주)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도 변호사는 "삼성물산은 변화의 요구에 부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삼성물산은 행동주의 펀드 연합과 기업 가치 제고를 두고 펼친 표 대결에서 승리했다. 현금배당은 삼성물산 이사회안인 '보통주 2550원·우선주 2600원'이 찬성 77%로 통과됐다. 행동주의 펀드 연합이 요구했던 자사주 매입 또한 반대 및 기권 82%로 부결됐다. 행동주의 펀드 연합의 제안이 주주들의 공감을 얻지 못했기 때문이다.
주주 D씨는 건설 경기가 어려운 것을 언급하며 "자기주식 취득보다 이익잉여금을 신사업에 투자하는게 낫다"고 행동주의 펀드 연합 의견에 반대했다.
15일 제60기 삼성물산 정기 주주총회를 마치고 나서는 주주들 /사진= 지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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