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육상자위대의 한 부대가 태평양 전쟁을 미화하는 대동아전쟁 표현을 사용해 논란이 일었다. 사진은 지난 2019년 5월8일 일본 해상 자위대 대원들이 일본 군함 정박을 준비하는 모습. /사진=로이터
8일 일본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오미야 주둔지 제32보통과연대가 엑스(X·옛 트위터)에서 대동아전쟁 표현을 사용한 것이 확인됐다. 이 부대는 지난 5일 엑스에 "32연대 부대가 대동아전쟁 최대 격전지 이오지마에서 개최된 일미 이오지마 전몰자합동위령추도식에 참가했다"는 글을 올렸다. 이어 "조국을 위해 숭고한 목숨을 바친 일미 쌍방 영령의 명복을 빈다"고 전하면서 추도식에 참석한 해당 부대의 사진 4장도 함께 첨부했다.
앞서 일본은 지난 1940년 서구로부터 아시아를 해방시키겠다는 명목하에 "대동아공영권 확립을 도모한다"는 외교 방침을 세웠다. 이후 지난 1941년 12월 각전을 통해 태평양전쟁을 대동아전쟁이라고 부르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일본이 패전한 후 이를 점령한 연합군최고사령부(GHQ)는 대동아전쟁이라는 표현을 금지했다. 이에 따라 현재까지 일본 정부는 공문서에 이 용어를 쓰지 않아 사실상 금지어로 인식된다.
제32보통과연대는 엑스에 대동아전쟁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과 관련해 지난 7일 "코멘트 할 수 없다"고 답했다. 8일 오후 4시9분 기준 아직까지 대동아전쟁 표현은 수정되지 않고 남아있는 상태다.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정부 관방장관은 "현재 방위성에서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며 "더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방위성에 질문해 달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현지에서도 비판이 잇달았다. 일본 매체 마이니치 등에 따르면 일본 인터넷 상에서는 "어디 극우인가 생각했더니 진짜 자위대 공식 계정이어서 전율 오네" "자위대 부대 공식 계정이 사용하다니 역사 수정주의에 가담하는게 아니냐" "앞선 2차 세계대전을 미화해 정당화 하느냐"는 등 비난이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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