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상장사가 신흥국보다 저평가된 것으로 나타났다./사진=한국거래소
국내 증시가 글로벌 투자자 관점에서 여전히 '저평가 구간'에 머문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피 주요 기업들의 투자지표는 선진국은 물론 신흥국 평균보다도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8일 한국거래소가 2024년 결산 재무제표와 지난 2일 종가를 반영해 산출한 코스피 및 코스피200의 투자지표에 따르면 코스피 전체 상장사의 주가수익비율(PER)은 12.7배,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9배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PER 20.7배, PBR 1.0배보다 낮다.


PER은 선진국 평균(21.3배)과 신흥국 평균(15.2배)보다 모두 낮았다. 특히 코스피200 기준 PER은 11.0배로 더 낮게 나타나 저평가 수준이 뚜렷했다.

PBR 역시 마찬가지다. 코스피200의 PBR은 0.8배로, 선진국(3.5배)과 신흥국(1.8배) 평균을 한참 밑돌았다. 미국(4.8배), 인도(4.0배), 대만(2.6배), 일본(1.5배) 등 주요국과 비교해도 차이가 컸다. PBR 1배는 장부상 순자산가치와 시가총액이 일치한다는 의미로, 1배 미만이면 기업 가치가 자산가치보다 낮게 평가되고 있음을 뜻한다.

이러한 저평가 현상은 실적 개선에도 주가가 오르지 못한 데서 비롯됐다. 지난해 코스피 상장사들의 지배지분 순이익은 160조원으로 전년 대비 57.7%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시가총액은 3.5% 줄어든 2022조원에 그쳤다.


배당수익률은 다소 개선됐다. 코스피 전체의 배당수익률은 전년 1.9%에서 올해 2.2%로 올랐고, 코스피200은 2.4%로 집계됐다. 이는 선진국 평균(1.9%)보다 높고 신흥국 평균(2.8%)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거래소는 "밸류업 프로그램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 배당 총액이 전년 대비 11.9% 증가한 44조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국내 증시의 전반적인 저평가는 지배구조 문제, 낮은 자본효율성, 외국인 투자 위축, 지정학적 리스크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밸류업 정책과 기업 자율 개선 노력의 성과가 주가에 반영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