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렌스 본사 전경/사진=코렌스
코렌스이엠의 계속된 실적 부진으로 인해 모회사 코렌스의 재무건전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심지어 대주주가 보유 중인 그룹사의 주식마저 담보로 제공해 경영권마저 위태로워진 상황이다.

18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신생 사모펀드인 블루리프에쿼티파트너스가 지난달 코렌스의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매입하는 조건으로 420억원 규모의 투자를 긍정적으로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렌스는 1996년 설립된 자동차부품 전문제조사로 매년 매출액 3000억원 이상의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영업이익도 계속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엔 자회사 코렌스이엠의 실적 부진으로 코렌스의 재무건전성마저 흔들리는 상황이다. 이번 투자는 운영자금 확보와 그룹 차원의 유동성 위기를 해소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코렌스이엠은 2019년 설립된 전기자동차 부품 제조회사다. 설립 이후 모회사의 꾸준한 투자에도 영업이익은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로 인해 누적결손금은 756억원에 달한다.

지난해말 기준 코렌스이엠 총부채는 1996억원이며, 자기자본(784억원) 대비 부채비율은 254.4%이다. 이마저도 토지재평가로 환입된 기타포괄증가액(820억원)분을 제외하면 자기자본은 '-356억원'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나 다름없다. 따라서 모회사인 코렌스의 재정지원 없이는 현재 자립하기 힘든 실정이다.


자회사를 지원해온 코렌스도 4년 전 대비 단기차입금이 크게 늘어났다. 코렌스의 단기차입금은 2020년 말 332억원에서 지난해 말 1380억원으로 4배 이상 급증했다. 이 중 만기일이 3개월 미만인 차입금이 390억원, 3개월 이상 1년 미만인 차입금이 990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지난해 말 연결 기준 코렌스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166억원에 그쳐, 연내 만기가 도래하는 채무를 모두 상환하기에는 현저히 부족한 상황이다. 따라서 사모펀드로부터 자금을 수혈해 유동성 확보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반복되는 외부 투자 유치로 인해 코렌스그룹 내 대주주의 지배구조가 약화되는 양상을 보인다. 현재 코렌스이엠은 202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발행한 상황이다. 해당 CB는 대주주가 보유한 ▲코렌스이엠 ▲코렌스 ▲코렌스글로벌 주식을 담보로 발행됐다. 여기에 코렌스글로벌이 보유한 코렌스 보유주식과 코렌스가 보유한 토지와 건물 등을 담보로 제공하고 있다. 최근 자금 조달을 위해 발행 결정한 RCPS 역시 코렌스 최대주주의 지배력 약화를 가속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따라서 코렌스이엠의 경영 정상화에 실패할 경우, 코렌스그룹 전체의 경영권 불안정성이 심화될 우려가 있다. 코렌스이엠은 수주처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며 당초 기대했던 매출 실현에 난항을 보이고 있다.

코렌스이엠은 2021년부터 3년 동안 2523억원을 집중 투자해 전기차 부품 납품량을 2022년 5만2000대, 2023년 10만8697대, 2024년 31만8451대로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었다. 그러나2023년 실제 수주량은 1만8360대에 그쳐 목표 대비 17% 수준에 머물렀다.

이 같은 실적 부진으로 초기 투자자 이탈도 발생했다. 2023년 12월 대신프라이빗에쿼티와 함께 코렌스이엠에 900억원을 투자한 스톤브릿지캐피탈은 투자 1년 만에 조기 상환을 요청해 640억원의 투자금을 회수했다.

동종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모터 기술은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있으며 경쟁이 치열한 분야로, 후발 주자가 단기간 내 큰 성과를 거두기는 어렵다"며 "기술 개발에 성공하더라도 보수적인 완성차 업체들이 신생업체의 제품을 쉽게 채택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본지는 코렌스이엠 측에 입장을 문의했으나 공식 답변을 받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