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 나온 시민들도 황톳물로 가득찬 하두둑을 바로 보면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뚝방길 아래는 인구 5만 여명이 거주하는 남악신도시가 위치해 있다.
시민 김희경(45세·옥암동)씨는 "비가 많이 온 것을 실감하게 된다"며 "영산강이 범람이라도 했다면 하는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고 했다.
무안 남악이 직장인 정용기(54)씨는 "퇴근 후 광주 집으로 귀가하는데 양동이로 물을 쏟는 것 같이 비가 와 무서움을 넘어 공포 스럽더라"며 "1시간이면 충분할 귀가길이 3시간이 넘게 걸렸고 광주는 물바다로 변해 있었다"고 말했다.
광주·전남 지역에 최대 400㎜가 넘는 폭우가 쏟아진 가운데 인명·재산 피해도 속출하고 있다.
광주는 하루412㎜가 극한 폭우가 쏟아졌다. 전날 오후 10시18분쯤 60대가 북구 신안교 인도에서 급류에 휩쓸려 떠내려 간다는 제보가 소방당국과 경찰에 신고됐다.
또 같은날 오후 7시20분에는 농작물 관리를 위해 북구 석곡동 자택에서 나간 70대가 귀가하지 않았다는 가족의 실종신고가 접수돼 이틀째 수색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광주에서는 폭우에 건물 215채가 침수 피해를 봤고 288곳의 도로가 침수됐다. 불어난 빗물에 도로가 갈라지는 등 15건의 도로 장애도 발생했다.
18일 7시 현재 도내 22개 시군에 호우주의보가 내려진 전남도에는 주택과 상가 등 43개소, 도로 11개소가 침수·붕괴·유실됐다.
곡성 옥과에 410㎜, 나주금천 405㎜, 담양 봉산 384㎜ 등 하늘이 뚤린 듯 세차게 비가 쏟아졌으며 순천, 나주 등 7개 시군에 산사태 경보가, 보성과 화순 등 8개 시군에는 산사태 주의보가 각각 내려졌다.
전남소방은 전날 오후 6시 6분쯤 하천 범람 우려가 제기된 곡성군 옥과면에서 491명을 대피시키고 오후 9시 13분 나주시 중앙동 한 건물에서 고립된 24명을 긴급 구조했다.
전남에선 이날 62건의 인명구조, 26건의 배수 지원, 641건의 안전 조치 등 침수 관련 735건의 피해가 접수됐다.
농작물 침수 피해는 24.1㏊로 잠정 집계됐다.
정전 피해도 잇따랐다.
한국전력공사는 전날 오전 0시부터 오후 8시까지 광주 476건, 전남 1179건 등 총 1655건의 정전 피해 신고를 받아 긴급 복구 작업을 벌였다.
기상청은 18일 오후부터 광주·전남지역에 다시 매우 강하고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전망했다. 예상 강수량은 19일까지 100~200㎜, 많은 곳은 300㎜다.
김영록 전남도지사는 전날 특별지시를 통해 산사태 위기경보 발령시 경찰 소방과 헙력 일몰 이전 선제적 대피할 것 등 도민들이 위험지역에 접근하지 않도록 수시로 국민행동요령을 홍보하라고 관계 공무원들에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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