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뉴스1) 이상철 기자 = 2024 파리 올림픽에서 실망스러운 성적을 냈던 황선우(22·강원특별자치도청)가 1년의 시간이 흐른 뒤 치러진 2025 싱가포르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서 반등의 발판을 마련했다. 비록 메달을 한 개도 목에 걸지 못했지만, 그는 "100점은 아니어도 80점을 주고 싶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황선우는 4일 세계선수권 일정을 마치고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뒤 가진 인터뷰에서 "메달 같은, 눈에 보이는 결과물은 없으나 많은 경기를 소화했고 전체적으로 기록도 나쁘지 않게 나왔다"고 소감을 밝혔다.
황선우는 한국 수영 선수 최초로 세계선수권 3회 연속 입상한 간판이다. 남자 자유형 200m 종목에서 2022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 은메달, 2023 후쿠오카 대회 동메달, 그리고 2024 도하 대회에서 금메달을 각각 목에 걸었다.
이번 싱가포르 대회를 통해 자유형 200m 4연속 입상을 노렸지만 4위(1분44초72)에 머물러 아쉽게 메달을 놓쳤다. 3위 무라사 다쓰야(1분44초54·일본)에게 0.18초 뒤진 아쉬운 결과였다.
2024 파리 올림픽 준결선 탈락이라는 충격을 딛고, 개인 최고 기록(1분44초40)에 근접한 기록을 작성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예선 8위(1분46초12), 준결선 2위(1분44초84) 등 전반적으로 좋은 컨디션을 보였다.
또한 자유형 100m에서 47초대(47초94)에 진입했고, 단체전인 계영 800m와 혼계영 400m에서도 결선 무대를 밟으며 경쟁력을 입증했다.
황선우는 "파리 올림픽 이후 기록이 침체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다행히 잘 올라왔다"며 "저도 안도감이 들고, 충분히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자신감도 얻었다"고 말했다.
이어 "파리 올림픽 이후 재정비해서 (자유형 200m에서) 두 번이나 1분44초대 기록을 작성했다. 그만큼 몸 상태가 많이 올라왔다는 긍정적 신호"라며 "내년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을 준비하는데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계영 800m에서 마지막 영자를 맡는 황선우는 더 발전된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스스로를 채찍질 했다.
그는 계영 800m 결선에서 1분45초26을 기록, 세계선수권 단체전 첫 입상(은메달)에 성공한 도하 대회 때 기록(1분43초76)보다 1초 이상 느렸다.
이에 대해 황선우는 "체력적인 문제보다 제 수영을 100% 발휘하지 못했다"며 "계영은 개인 종목보다 물살에 영향을 많이 받는데, 그 극한의 상황에서 내 폼을 올바르게 찾아 경기력을 끌어올릴 수 있어야 한다. 훈련법과 마인드 컨트롤을 통해 좋은 경기력을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주호(서귀포시청), 최동열, 김영범(이상 강원특별자치도청)과 함께 나선 혼계영 400m에서는 세계선수권 첫 결선 진출에 성공, 7위에 오른 것도 또 하나의 족적으로 기록될 만 하다.
황선우는 "혼계영 400m 결선 진출 가능성은 매우 희박한데 호주, 중국 등이 탈락하면서 우리가 극적으로 결선 무대를 밟았다. 출전한 선수들 모두 값진 경험을 통해 큰 자신감을 얻었다. 앞으로 혼계영 종목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내년 아시안게임 입상은 물론 다음 세계선수권 결선 진출에 도전할 것"이라고 전했다.
2026 아시안게임을 목표로 다시 뛰는 황선우는 "아직 구체적 계획이 잡히진 않았으나 해외 전지훈련을 다녀올 것 같다. 가서 기량이 뛰어난 선수들과 훈련하며 좋은 테크닉을 배우다 보면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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