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령사회가 되며 시니어 전용 주거 상품인 시니어 레지던스 등이 부동산 시장의 새로운 축으로 주목받고 있다. /사진=챗GPT 생성이미지
초고령사회에 접어들면서 시니어 전용 주거 상품이 부동산 시장 새로운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현대건설, 롯데건설, 대우건설, SK디앤디 등 주요 건설사들이 잇따라 시니어 레지던스 개발에 뛰어들며 고령층 자산과 수요를 겨냥한 '실버머니'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과거 실버타운이 단순 주거·요양 기능에 그쳤다면 최근 시니어 레지던스는 의료·돌봄·커뮤니티와 투자성을 결합한 복합 솔루션으로 진화 중이다. 단순히 '사는 곳'을 넘어 자산관리와 건강 관리, 노후 돌봄까지 통합적으로 제공받길 원하는 시니어들의 니즈가 있기 때문이다.


건설사 입장에서도 단기 분양 이익을 넘어 중장기 수익원 창출이 가능하다 보니 시니어 레지던스 사업은 핵심 사업 분야로 떠오르고 있다.단순한 실버타운이 아니라 '프리미엄 웰니스 부동산'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단순 실버타운 아냐" 건설사, 시니어 레지던스 사업 박차
건설사들은 시니어 레지던스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사진은 대우건설 '백운호수 푸르지오 숲속의아침'. /사진=백운호수 푸르지오 숲속의 아침 홍보 영상 캡처
2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건설사들은 시니어 레지던스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건설사들은 제약사, 금융사, 호텔 등 다양한 업권과 협력을 통해 다양한 노인 복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레지던스를 선보이고 있다.

롯데건설은 오는 10월 서울 마곡지구에 810가구 규모의 고급 시니어 레지던스 'VL르웨스트'를 오픈한다. VL르웨스트는 시니어 세대의 생활 특성을 반영한 도심형 레지던스로 의료·케어 서비스와 커뮤니티 시설을 특화한 형태로 운영할 예정이다.

현대건설은 서울 은평구에 214가구 규모 '은평 시니어 레지던스'를 시공 중이다. 경기 용인 고기동에는 약 900가구 규모의 대형 시니어 복합단지도 계획하고 있다.


대우건설은 경기 의왕시에 1378가구 규모의 임대형 실버타운 '백운호수 푸르지오 숲속의 아침'을 선보였다. 이 외에도 시니어 프리미엄 레지던스와 데이케어센터 사업 등 다양한 노인복지 관련 상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포스코이앤씨는 차움의원·차헬스케어와 협업해 시니어 레지던스 운영 협력 MOU(업무협약)를 체결하고 서울 한남동과 경기 오산에 복합형 시니어 주택을 계획 중이다. 운영은 싱가포르 기반 호텔 기업 애스콧과 연계될 전망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은 광운대역세권 복합개발 프로젝트(H1)에 '웰니스 레지던스'를 포함하며 도심형 실버타운 구축에 나섰다. SK디앤디는 방배동에 하이엔드 시니어 주택을 조성하며 1조원 규모의 운용자산을 목표로 국내외 투자자와 공동사업을 추진 중이다.

오세범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시니어 하우징 시장은 수요층을 세분화 하는 전략으로 발전하고 있다"며 "액티브 시니어를 대상으로 한 시니어 레지던스 사업은 시니어들에게 필요한 공간을 구성하는 것과 함께 시니어 맞춤형 프로그램 등 전문 위탁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투자처로도 각광… 장기·안정적 임대 수익 노린다
시니어 레지던스는 부동산 시장 새로운 투자처로도 주목된다. /사진=챗GPT 생성 이미지
시니어 레지던스는 최근 단순한 주거 공간을 넘어 입지와 투자성을 결합해 부동산 시장의 새로운 투자처로도 각광받고 있다. 단순 거주 개념을 넘어 장기·안정적 임대수익과 자산가치 상승을 동시에 노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일부 건설사들은 시니어 레지던스 전용 리츠(REITs)나 부동산펀드 편입까지 추진하고 있어 개인 투자자에게도 투자처가 확대될 전망이다. 상장 리츠나 사모 리츠를 통해 시니어 주거시설이 금융 상품화되면 고령층 주거 수요 확대에 발맞춰 일반 투자자 역시 소액으로 안정적인 임대수익에 참여할 수 있게 된다.

실제 엠디엠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리츠)는 경기 화성시 동탄에서 '헬스케어 리츠'를 통해 대규모 시니어 타운을 조성하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18만6487㎡ 규모 부지에 노인복지주택과 오피스텔 등이 조성될 예정이며 2032년 준공을 목표로 후속 일정을 추진 중이다.

해외에서는 이미 시니어 레지던스 리츠가 주요 투자 섹터로 자리 잡았다. 미국의 웰타워(Welltower)와 벤타스(Ventas)는 요양·시니어 주거시설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리츠 대표주자다. 각각 수십조 원 규모 자산을 운용하며 안정적 임대수익과 배당을 제공한다.

일본 역시 도쿄·오사카 등 대도시권을 중심으로 고령자 전용 레지던스를 리츠에 편입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국내도 향후 제도 정비와 함께 사업 경험이 쌓이면 해외와 유사한 시니어 리츠 시장이 빠르게 형성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경자 삼성증권 연구원은 "한국이 초고령 사회에 진입하며 시니어 하우징 개발이 본격화하는 것과 함께 시니어 계층을 겨냥한 부동산 금융 상품도 다수 출시되고 있다"며 "디벨로퍼, 보험사, 제약사 등 다양한 업권이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