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철 NH아문디자산운용 ETF투자본부장과 ETF 트렌드에 대해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은 김 본부장. /사진=NH아문디자산운용
"ETF(상장지수펀드)는 단순히 단기 성과를 추구하는 수단이 아닙니다. 그렇기에 투자자들이 5년, 10년 이상 긴 호흡으로 메가트렌드에 투자할 수 있도록 돕는 게 저희 역할이자 철학이죠."

김승철 NH아문디자산운용 ETF투자본부장은 최근 머니S와의 인터뷰에서 ETF 성격에 따른 투자전략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구조적 성과가 나올 만한 곳에 투자해야 성공 가능성이 높은 만큼 원칙을 지켜야 한다는 것. 나아가 투자자 보호를 위한 장치 마련 필요성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김승철 본부장은 최근 ETF 시장에서 'AI(인공지능)·원자력·주주가치 제고 정책'이 향후 ETF 시장의 핵심 축이 될 것으로 정리했다.

먼저 AI로 인한 산업 패러다임 변화다. 휴머노이드·자율주행 테마가 주목받으면서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급증으로 원자력이 대안으로 부상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두 번째는 미국 제조업 경쟁력 약화로 한국 기업들이 원전·조선업 등에서 파트너로 부각되는 점이다. 이어 신정부 출범 이후 주주가치 제고 정책에 힘입어 고배당·증권 테마가 주목받고 있다고 했다.

투자자들이 현재 주목할 만한 ETF 유형으로는 원자력을 들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원전 관련 행정명령, 체코 원전 수주 등으로 원전 시장의 본격적 성장 기대감이 형성되면서 상승세를 보이는 점에 주목했다.


그는 "원자력은 ▲글로벌 에너지 정책 전환 ▲AI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급증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현실적 대안이라는 점에서 장기적 성장이 기대되는 분야"라며 "실제 수주가 본격화되는 시점인 하반기나 내년은 기대할만 하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올라야만 하는 분명한 이유가 있는 메가트렌드에 부합하는 테마에 꼭 투자하길 추천한다"며 "국내 방산 테마는 수주 기대감으로 지난해부터 상승하기 시작했다가 실제 수주가 나오면서 올해 본격적 상승세를 보였는데 원자력도 똑같은 패턴을 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ETF 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건 '분산 투자'
사진은 김 본부장. /사진=머니S 이예빈 기자
김승철 본부장은 ETF 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원칙으로 '분산'을 꼽았다. 리스크를 희석할 수 있는 상품을 함께 담아야 한다는 것이다.

김 본부장은 "ETF는 지수 분산 효과가 있지만 특정 테마 위주 상품은 위험이 클 수 있다"며 "원자력을 담는다면 K-뷰티나 고배당, 금 관련 ETF 등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상품도 함께 보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렇게 해야 포트폴리오 균형을 맞추고 장기 투자가 가능하다"고 했다.

그는 단기 성과에 치중하기보다는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자를 위한 상품을 개발하는 것을 철학으로 삼고 있다. 연금 자산의 특성상 긴 호흡으로 가져갈 수 있는 상품을 발굴하는 데 집중하는 배경이다. 그는 "올해 출시한 'HANARO 글로벌피지컬AI액티브' 'HANARO 유럽방산' ETF는 이러한 원칙을 반영한 대표적인 사례"라며 "구조적 성장이 가능한 분야에 장기 투자해야 진정한 성과가 나온다"고 말했다.

NH아문디자산운용은 국내 주식시장 특화 전략으로 HANARO ETF 라인업을 강화했다. 원자력·전력설비·K-뷰티·K-푸드·K-고배당·조선해운 등을 선보였다. 해외 상품으로는 글로벌 금채굴기업·생성형 AI·피지컬AI·럭셔리 ETF 등을 운용하며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나아가 시장 확대를 위해 ETF 관련 제도적 개선이 필요한 부분도 짚었다. '액티브 ETF 상관계수 요건 완화'가 대표적이다.

그는 "해외는 요건이 없는데 한국은 0.7 이상을 요구해 채권형 ETF가 상장 폐지되는 경우도 있다"며 "채권형과 주식형의 특성이 다른 만큼 차별화된 기준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세제 측면에서도 의견을 냈다. 그는 "개별 주식 배당은 분리과세가 되지만 ETF는 제외돼 있다"며 "장기투자 활성화를 위해선 ETF에도 동일하게 적용돼야 한다"고 했다.

가상자산 ETF에 대해선 "고위험·고수익 특성을 가진 만큼 글로벌 표준과 규제 안정성, 실질적인 투자자 보호 정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김 본부장은 "ETF 사업을 회사의 핵심 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다"며 "투자자 신뢰를 바탕으로 브랜드 파워를 키워 장기적인 수익을 드릴 수 있는 운용사로 자리매김하겠다"라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