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모가 손주에게 준 용돈 2700만원을 상의 없이 암호화폐에 투자한 남성이 아내와 다툰 일화를 커뮤니티에 올리자 누리꾼의 비판이 쏟아졌다. 이미지는 기사와 무관함. /삽화=클립아트코리아
장모님이 손주에게 준 용돈 2700만원을 아내 몰래 인출해 암호화폐에 투자한 남편이 "내가 뭘 잘못했냐"며 온라인 커뮤니티에 글을 올렸다가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지난 9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에는 '장모님이 아기 통장에 준 용돈 2700만 원을 쓴 게 죄야?'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 A씨는 장모님이 손주를 위해 만들어준 자녀 명의의 통장에 2700만원이 넘게 모이자, 아내와 상의 없이 돈을 빼내 비트코인을 샀다고 밝혔다. 그는 "증여세 비과세 한도(3000만원)가 가까워져 돈을 뺐고 현재 7% 정도 수익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아내가 "왜 상의도 없이 아기 쓰라고 엄마가 준 돈을 마음대로 쓰냐"고 따지자, A씨는 오히려 당당한 태도로 맞섰다.

그는 "원화 가치가 하락하고 있어 적금하는 게 오히려 안 좋다. 개인적인 사치로 쓴 것도 아니지 않냐"며 "떨어질 걸 알면서 원화를 들고 있는 게 더 이상하다. 20년 후를 보면 비트코인이 더 안전자산"이라고 주장했다.


아내가 "비트코인을 정리하고 돈을 다시 넣어두라"고 완강히 요구했지만 A씨는 "누가 더 자식을 위한 길인지 모르나 보다"라며 "장모님이 집을 사줬다면 더 투자가치 있는 곳으로 이사 갈 거다. 그것도 욕할 거냐"고 반문했다. 그는 "잘잘못을 따지기 전에 누가 현명한 거냐"며 커뮤니티에 투표를 올렸다.

하지만 여론의 반응은 싸늘했다. 12일 오후 1시 기준, 2976명이 참여한 투표에서 94%(2806명)가 '현명한 걸 떠나서 잘못이 맞다'에 표를 던졌다. A씨의 주장에 동의한 '현명하다'는 의견은 6%(170명)에 그쳤다.

누리꾼들은 A씨의 행동이 수익 여부를 떠나 명백한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댓글에는 "이걸 죄냐고 묻는 것 자체가 이해가 안 된다", "수익이 났으니 당당하겠지만 손실이 났다면 어쩔 셈이었나", "수익과는 관련 없이 신뢰의 문제다. 상의 없는 고위험 투자는 안 된다", "내가 번 돈도 상의하고 쓰는 게 부부다" 등의 비판이 주를 이뤘다.

한 누리꾼은 "이런 사람들이 회삿돈, 고객 돈 빼서 투자하고 '따서 갚으면 된다'고 생각한다. 당당한 걸 보니 횡령 꿈나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다른 누리꾼 역시 "지금 7% 돈 따서 뭐가 잘못인지를 전혀 모른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