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투자" 이 대통령 당부에… 7대 그룹, 833조 '투자 보따리' 풀었다

국내 주요 기업들이 향후 5년 동안 국내에 총 833조원 규모의 대규모 투자를 단행할 것을 약속했다. 사진은 이재명 대통령이 1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한미 관세협상 후속 민관 합동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 /사진=대통령실 제공

국내 주요 기업들이 향후 5년 동안 국내에 총 833조원 규모의 대규모 투자를 약속했다. 삼성그룹·SK그룹·현대자동차그룹·LG그룹·HD현대그룹·셀트리온그룹·한화그룹 등 7개 그룹은 첨단산업과 인공지능(AI), 반도체, 조선·방산 등 핵심 산업에 집중 투자하며 일자리 창출과 지역 균형 발전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이번 투자 약속은 한·미 관세 협상 타결 이후 대미 투자 증가로 국내 산업 기반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를 해소하고 국내 제조업 경쟁력 강화와 경제 성장 견인을 목표로 한 것으로 평가된다.
16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그룹·SK그룹·현대차그룹·LG그룹 등 주요 기업들은 이날 이재명 대통령과 만나 한·미 관세 협상의 세부 합의를 담은 '조인트 팩트시트'(공동 설명자료) 후속 논의를 위한 '한·미 관세 협상 후속 민관 합동회의' 자리에서 대규모 국내 투자를 약속했다.

관세 협상 타결로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기업들의 투자와 사업 추진에 대한 가시성이 높아진 데 따른 것이다. 동시에 3500억달러(약 500조원) 규모의 대규모 대미 투자로 국내 투자와 생산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를 불식시키고 정부의 경제 정책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해석된다.


합동회의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정기선 HD현대그룹 회장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 ▲여승주 한화그룹 부회장 등 기업인 7명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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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개 그룹, 향후 5년 동안 국내에 833조원 투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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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한·미 관세 협상 타결에 따른 후속 과제를 재계와 논의하고 주요 기업들에게 국내 투자 확대를 당부하기 위해 이번 자리를 마련했다.사진은 이재명 대통령이 1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한미 관세협상 후속 민관 합동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 /사진=대통령실 제공

정부는 한·미 관세 협상 타결에 따른 후속 과제를 재계와 논의하고 주요 기업들에게 국내 투자 확대를 당부하기 위해 이번 자리를 마련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한·미 통상·안보 협상 과정에서 많은 분들이 애쓰셨지만 가장 애를 많이 쓰신 것은 여기 계신 분들을 포함한 기업인들"이라며 "대미 투자가 늘면서 국내 투자가 줄어들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있다"고 우려를 밝혔다.
이어 "그 걱정이 없도록 여러분들이 잘 조치해 주실 것으로 믿는다"며 "비슷한 조건이라면 국내 투자를 더 고려해 주시고 특히 균형 발전이 중요한 만큼 지방 산업 활성화를 위해 더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재계 총수들은 대규모 국내 투자와 고용 계획을 약속하며 화답했다. 삼성그룹은 향후 5년 동안 450조원 규모의 투자를 발표했다. SK그룹(128조원), 현대차그룹(125조2000억원), LG그룹(100조원), HD현대그룹(15조원),셀트리온그룹(4조원), 한화그룹(11조원)까지 합산하면 7개 그룹의 향후 5년 국내 투자 규모는 약 833조원을 넘어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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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450조원', SK '128조원', 현대차 '125조원'… 대규모 투자 행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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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산업 기반 확충과 고용 확대를 위한 기업들의 대규모 투자 행렬이 이어질 전망이다. 사진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한미 관세협상 후속 민관 합동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 /사진=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뉴시스)

국내 산업 기반 확충과 고용 확대를 위한 기업들의 대규모 투자 행렬이 이어질 전망이다. 삼성그룹은 향후 5년동안 연구개발(R&D)을 포함한 국내 투자에 총 450조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지역 균형발전을 위해 첨단산업과 AI 분야의 지방 투자를 대폭 확대하는 것이 특징이다. 또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해 같은 기간 6만명을 신규 채용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평택사업장 2단지 5라인 공사에 착수한다. 이달 초 인수를 완료한 플랙트그룹의 한국 생산 라인을 구축해 AI 데이터센터 시장을 집중 공략할 방침으로 부지는 광주를 검토 중이다.

삼성그룹은 지역 균형 발전 차원에서 비수도권 지역 투자도 확대한다. 삼성SDS는 전남에 국가 컴퓨팅센터를, 경북 구미에는 AI 데이터센터 등을 건설할 계획이다. 삼성SDI 역시 울산에 전고체 배터리 등 차세대 배터리의 국내 생산 거점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SK그룹은 2028년까지 128조원 규모의 국내 투자를 차질 없이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고대역폭 메모리(HBM) 등 고부가가치 메모리 수요 급증과 공정 첨단화로 인해 투자비가 추가로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만로도 약 600조원에 달하는 투자가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SK그룹은 매년 8000명 이상을 신규 채용하며 일자리 창출에도 적극 나설 방침이다. 채용 규모는 지속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최태원 회장은 "반도체 팹이 일부 오픈할 때마다 2000명 이상의 추가 인력이 필요해 팹 1기당 1만4000명에서 2만명 규모의 직·간접 고용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팹 가동 속도와 시장 수요에 따라 SK 자체 인력뿐 아니라 협력회사를 통한 고용도 함께 늘어날 수 있다"고 했다.

현대차그룹은 2030년까지 국내에 총 125조2000억원의 사상 최대 규모 투자를 단행한다. 이는 직전 5년(2021~2025년) 동안 국내에 투입한 89조1000억원보다 약 36조원 더 많은 수준이다. 투자액 125조2000억원을 유형별로 보면 ▲AI·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전동화·로보틱스·수소 등 미래 신사업 분야에 50조5000억원 ▲기존 모빌리티 산업 경쟁력 유지를 위한 R&D 투자에 38조5000억원 ▲경상 투자에 36조2000억원이 각각 투입된다.

LG그룹은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기술 확보를 위한 대규모 투자에 나선다. 구광모 회장은 "향후 5년 동안 예정된 100조원의 국내 투자 중 60조원을 소재·부품·장비 기술 개발과 확장에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최종 제품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후방 산업을 강화해 외부 충격에 흔들리지 않는 혁신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의미다.

국내 대표 조선·방산 기업인 HD현대그룹과 한화그룹도 각각 5년 동안 15조원, 11조원의 국내 투자 계획을 내놨다. HD현대그룹은 에너지 분야와 AI 시대의 로봇 사업에 8조원, 조선·해양 분야에 7조원을 투입한다. 한화그룹은 국내 조선·방산 분야에만 11조원을 투자한다. 조선·방산 산업은 한·미 관세 협상 타결로 1500억원 규모의 한·미 조선 협력 프로젝트 '마스가'(MASGA)가 본격 추진되고 핵추진잠수함 건조까지 가능해지는 등 수혜가 기대된다.

이 밖에 셀트리온그룹은 3년 동안 인천 송도와 충북 오창, 충남 예산에 총 4조원 규모의 시설 투자를 진행할 예정이다. R&D 투자도 2027년까지 1조원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서정진 회장은 "미국·유럽이 임상 데이터를 공유하는 협의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가운데 한국이 참여하면 국내 제약사들의 임상 비용 절감 효과가 기대된다"며 "미국에 200억달러 규모 투자를 진행하며 AI 플랫폼 기반 전 세계 원격 진료 등 기회가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