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컴퓨터용 사인펜 번짐 등 사고가 발생했다는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사진은 수능 시험일인 지난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복고등학교에 마련된 고사장에서 수험생들이 시험 시작을 준비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스1(사진공동취재단)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컴퓨터용 사인펜 잉크가 번지거나 터지는 사고가 발생해 피해를 보았다는 수험생들의 불만이 잇따르고 있다.
17일 오후 4시 기준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이의신청 게시판에는 총 548건의 이의신청 글이 올라왔다. 이 가운데 79건이 사인펜 잉크 번짐 관련 내용이다.

서울 소재 한 고등학교에서 수능을 치른 한 수험생은 국어 시험 중 평가원이 제공한 컴퓨터용 사인펜에서 잉크가 터져 답안지에 번지는 사고를 겪었다고 호소했다. 이 수험생은 화이트로 수정하고 새로 마킹하긴 했지만, 시간을 낭비하는 탓에 일부 문제를 풀지 못하는 추가 피해를 봤다고 주장했다. 이 수험생은 영어 시험 중 비슷한 문제를 또 겪었다며 평가원의 사인펜 불량을 명백한 과실로 지적하며 손실 보상을 요구했다.


다른 수험생들 역시 비슷한 문제를 제기했다. 게시판에는 "시험 종료 1분 전 사인펜 잉크가 터져 OMR카드에 번지는 상황이 발생했다. 화이트로 수정하긴 했지만, 컴퓨터상 인식이 가능할지 모르겠다" "사인펜 잉크 쏟아져서 펜 세 번이나 교체했다" "OMR카드 화이트로 지워도 뒷면에는 번짐 보이더라" "사인펜 터져서 5분이나 버렸다. 마킹 후 풀려고 했던 지문들 통으로 날렸다. 12년의 노력 어떻게 보상할 거냐" 등의 피해 사례가 잇따라 올라왔다. 일부 사인펜에서 잉크가 번지거나 터지는 현상이 반복적으로 나타났다는 점에서 사인펜의 품질 문제가 수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차영아 교육부 부대변인(홍보담당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정례브리핑을 열고 "번짐 현상 등으로 인해 (수능) 채점에 불이익이 없도록 채점 과정에서 면밀히 살펴볼 예정"이라며 "컴퓨터용 사인펜은 시도별로 개별적으로 계약해 제공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번짐 현상에 대한 지역 확인은 담당 부서를 통해 확인이 필요해 확인 후에 알려드리겠다"고 전했다.

교육부는 이날 오후 6시 수능 관련 이의제기를 마감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