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 자동육아휴직제를 도입한 롯데그룹에 이어 올해 2월과 6월 현대백화점과 SK그룹이 각각 자동육아휴직제를 도입했다. 자동육아휴직제는 출산휴가 이후 별도의 신청 없이 자동으로 1년간 육아휴직을 쓸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육아휴직제가 있어도 동료와 상사의 눈치를 보느라 사용할 수 없는 현실에서 이 같은 제도는 여성인력의 임신과 출산 고민을 덜어준다.

머니위크 287호 기사 <육아휴직 안 쓰려면 사유서 내세요>는 3개의 대기업에서 시작된 자동육아휴직제도와 이 육아휴직제도를 받아들이는 중소기업의 현실을 짚었다.

욕먹는 기업은 뭘 해도 욕먹는 걸까. 기사에 달린 댓글은 예상 밖이었다. "롯데, 니네가?"라는 의심스러운 댓글이 먼저 눈에 띄었다.

▶롯데백화점? 얼마 전 투신사건의 그 롯데? 평가는 1년 뒤에 복귀한 여직원들이 정상적인 직장생활을 유지하는 걸 보고 하겠음. (쏘네트님)

▶롯데가 저런 모습을 보이다니;; 믿을 수 없다. (Kostant님)

▶잘 하는 일이긴 하다만…. 롯데백화점이라는 게 함정. (심시티여영원하라님)

▶그렇죠. 육아휴직 쓰는 순간 계약직으로 강등일 수도 있잖아요. 롯데가 워낙 신뢰가 없는 기업이라. (나를사랑하자님)

▶참나 믿을 수 있는 기사를 써달란 말이다. 믿을 수 있는 기사를. (대전너구리님)

심지어는 이런 댓글도 있었다.

▶롯데가? 정말?? 이거 롯데에서 돈 주고 낸 기사 아닐까?? (아기밀님)

▶기사내용이 기업 이미지 제고, 상품 칭찬의 느낌이 강하면 기업홍보부서에서 기사 작성 후 기자에게 건넴. 월단위 결제하고 금액에 따라 기사건수를 조정할 수 있음. (라온제나님)

이런 댓글에 기자들은 '많이' 당황한다. 머니위크 288호를 꼭 사보기 바란다. 이번 호에는 롯데로부터 돈 받고 기사를 썼단 오명을 떨칠 수 있을 것 같다.

대다수의 댓글에서도 보이듯 출산 후 1년간 자녀를 양육하도록 돕는 육아휴직제도는 일반 직장여성에게는 '먼 나라 얘기'로 치부되기 일쑤다. 법적으로 육아휴직제도가 있어도 "이거 정말 써도 되는 거 맞아요?"라고 먼저 의심을 품거나 '육아휴직=영원한 휴직'으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허다하다. 동료들의 눈치는 물론이고, 육아휴직으로 줄어드는 월급도 그렇다. 그래서인지 자동육아휴직제도에도 씁쓸해하는 댓글이 많다.

▶내 와이프는 회사 여직원들이 육아휴직 쓰는데 혼자 못쓰더라. 출산휴가 3개월, 육아휴직 1개월만 쓰고 복직했다. 왜냐면 육아휴직하면 수입이 1/4로 줄어버리거든. 왜 남자가 능력이 있어야하는지 새삼 느꼈다는… ㅠ.ㅠ (세바스찬님)

▶눈치안보고 육아휴직을 쓰는 것도 중요하지만 육아휴직기간에 생계비도 문제다. 돈이 모자라서 육아휴직 안 쓰는 사람도 다수 있는 게 현실. (참된시작님)

▶중소기업은 절대 불가능한 시스템; (Dreamer님)

▶'1년 후 자리가 없어진다'에 내 손모가지 걸어볼까?? (그럭저럭중간님)

▶문제는 육아휴직 후 어떻게 되는지가 아닐까. 마지막 휴가가 되어버리면 무슨 소용? 그리고 휴직기간 동안의 인력배치 문제를 알아서 하라고 하면 나머지 부서원들의 분노폭발? 돌아와도 환영받기는 글렀지. 두가지 문제를 해결하고 나서 말해라. (함께해요님)

▶주변에 임신한 여직원 있으면 동료직원들은 아주 짜증이 나죠. (체인진님)

위 댓글처럼 대다수의 기업 혹은 직장인들은 임신으로 배불러오는 직원을 향해 '결원이 생기겠다'며 눈총부터 주는 것이 현실이다. 육아휴직이 동료에게 피해를 주는 제도라는 인식 대신, 내 아내나 내 자녀도 언제든 쓸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길 바란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88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