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운태 광주시장, "새 야구장 조형물 표절 심사하겠다"
광주=정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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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운태 광주광역시장이 '광주-기아챔피언필드'에 설치될 조형물 당선작이 표절이라면 당선을 취소하겠다고 말했다.
광운태 시장은 13일 광주시 북구 임동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 운동장에서 ‘새 야구장 조형물 시민의견 두번째 경청투어’를 가졌다.
강 시장의 사회로 열린 이번 시민 경청투어에서 지역 주민들과 야구팬들은 당선작이 무겁고 어두운 분위기여서 야구장과 어울리지 않으므로 밝고 환한 모습으로 변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동 자치위원원장 조규재씨는 “야구장 때문에 임동 주변이 어두우므로 환한 시설을 보강해서 밝게 해달라”라고 주문했고, 마륵동에서 온 야구팬은 “조형물에 5․18 이미지뿐만 아니라 시민들이 환호하는 의미가 담긴 작품으로 제작되었으면 한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반면 공모를 통해 당선된 작품을 변형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송광운 북구청장은 “새로 만들어온 작품이 밝고 좋지만 당선작을 변형할 경우에는 다른 응모자들이 이의를 제기하는 등 시비가 일 수 있으므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본 작품의 표절 시비와 관련해서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주장과 소송에 휘말릴 수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공공미술작가 배일섭씨는 “당선작과 같은 인간 군상을 형상화한 작품은 무수히 많다”라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보였고, 한국화가 백현호씨는 “한국화를 그릴 때 난초나 국화 등을 누구나 소재로 하듯이 만세 부르고 환호하는 모습도 흔한 소재이므로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국제 공모전 심사 경험이 있다는 임율공 작가도 “일본 작품의 작가와 이번 야구장 조형물 작가는 분야가 다르므로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야구장 조형물은 5․18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긍정적인 축제를 형상화한 작품으로 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조형물 설치 이후에 일본 작가가 소송을 제기할 수 있으므로 사전에 표절과 모방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있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윤익 광주시립미술관 학예연구사는 “야구장 조형물은 개인의 작품이 아닌 공공기념물이므로 표절 시비가 문제가 될 수 있다”며 “표절 여부를 전문가들이 참여해 면밀히 심사하는 등 충분한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형물 제작업자라고 밝힌 시민은 “조형물이 독립성과 별개성이 부족해 일본작가가 소를 제기할 가능성이 있다”며 “누가 봐도 조형물이 야구공과 글러브라는 생각이 들 수 있도록 야구공의 실밥을 표현하는 것도 좋다”라고 의견을 제시했다.
이같은 지적에 대해 강운태 시장은 “조형물 관련 전문가들로 심사위원회를 조속히 구성해 당선작이 모방이나 표절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심사하겠다"며 "모방에 해당할 경우에는 당선을 취소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강 시장은 그러나 “모방이 아니라면 어느 정도 개선이 가능한 것인지, 어디까지 손댈 수 있는 것인지 논의해서 최대 공약수를 찾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광주시는 세번째 시민의견 경청투어는 18일 오후 3시30분 서창교 부근 자전거 대여소에서 ‘영산강 둔치’을 주제로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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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정태관
머니S 호남지사 기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