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콜콜] '엄지 쇼핑'시대 초고속 터치
시크걸·쿨가이의 '시시콜콜' / (12) 모바일결제
이항영 MTN 전문위원·백선아 MTN 앵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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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이항영 MTN 전문위원과 백선아 MTN 앵커가 만나 핫한 트렌드의 맥을 짚어 드립니다. 센스 있게 흐름을 읽어주는 미녀 앵커와 시크하게 경제 포인트를 짚어주는 훈남 전문가가 경제 이야기를 부드럽게 풀어냅니다. 세상 흐름 속 숨어있는 경제이야기를 함께하시죠.
전국민을 모바일게임 열풍으로 몰아넣었던 '애니팡'은 카카오톡게임 사상 최초로 3000만 다운로드를 돌파했다. 대한민국 인구가 5000만여명이니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팡팡을 터뜨려 봤단 얘기다. 하지만 지하철만 타면 팡팡팡 울려대던 소리도 이젠 잠잠해 졌다.
스마트폰을 여가시간에 활용하는 분야가 다양해진 덕분이다. 최근 가장 핫한 분야는 단연코 모바일쇼핑이다. 일명 '모쇼'로 불리며 '엄지족'을 끌어 모으고 있다.
엄지족은 엄지손가락을 이용해 모든 생활을 해내는 이들을 일컫는다. 휴대전화로 정보를 검색하는 것은 물론이고 대부분의 여가시간도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며 보낸다. 최근 스마트폰을 통해 더 빨리 많은 양의 정보를 향유하고 싶어하는 '엄지족'을 위한 시장이 더욱 커지고 있다.
◆언제 어디서나 쇼핑 가능… 모바일쇼핑 고성장
쇼핑을 하려면 직접 매장을 방문해야 한다. 하지만 모바일쇼핑은 시간과 장소에 구애 받지 않고 짬 나는 찰나를 이용할 수 있는 것이 강점이다. 일부 엄지족은 출퇴근 시간에 포털사이트 또는 오픈마켓을 통해 상품을 '찜' 해놓고 오전 11시나 오후 3시 등 할인율이 가장 높아지는 시간대에 온라인을 통해 구매하기도 한다. 역으로 모바일시장을 위한 포석으로 모바일결제 시 할인율이 더 높아지자 인터넷으로 봤던 상품을 일부러 모바일로 구매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오픈마켓 역시 출퇴근하는 엄지족을 겨냥한 모바일쇼핑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G마켓의 경우 출퇴근시간에 맞춰 매일 오전 9시와 오후 5시에 새로운 상품을 선보인다. 실제 매출 비중을 살펴보면 오전 9시부터 12시까지 오전 매출이 27%로 유독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모바일쇼핑족이 늘면서 오전시간과 점심시간 이후 오후 3~4시 등이 황금시간대로 떠올랐다. 불과 몇년 전 온라인쇼핑 고객이 주를 이뤘을 때는 직장인들이 퇴근 후 PC를 통해 쇼핑을 하는 경우가 많아 오후 8시 이후가 프라임 타임이었던 것과는 대조되는 부분이다.
실제로 모바일쇼핑시장은 폭발적으로 커지고 있다. 신용카드업계와 통계청 등에 따르면 지난 2분기 휴대전화 모바일 거래액은 3조1930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동안 온라인쇼핑 거래액이 10조5830억원인 것과 비교하면 무려 30%에 달하는 금액이다.
모바일쇼핑시장의 성장속도는 더욱 빛이 난다. 올해 전체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지난해 대비 14.4% 증가하는 데 그치며 어느 정도 성숙시장으로 접어들었지만 모바일쇼핑 거래액은 136.9%나 늘어나며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였다.
국내외 관련 기업들이 눈독을 들이는 우리나라의 모바일결제시장은 얼마나 더 성장할 수 있을까. 이 부분은 최대 모바일결제시장을 자랑하는 미국의 사례를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해외직구를 해본 독자라면 이미 전세계 최대 결제업체인 페이팔(PayPal)에 익숙할 것이다. 페이팔은 전기차 테슬라와 민간 우주선 '스페이스(Space) X'로 유명한 엘런 머스크가 설립한 회사로 지난 2003년 이베이에 인수됐다.
페이팔은 이베이를 비롯한 대부분의 온라인상 상거래 행위뿐만 아니라 개인 간의 경조사나 정치후원금, 대학교 등록금결제 등 온갖 결제시장에서 쓰인다. 서비스도 미국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올 7월 기준 약 80개가 넘는 국가에서 총 26개 화폐단위가 통용되는 거대 결제왕국으로 커졌으며 전세계 1억5000만명이 이용하고 있다. 아쉽게도 한국에는 아직 진출하지 않았다.
이와 같은 페이팔에서도 가장 두각을 나타내며 성장하는 분야가 모바일결제 분야다. 지난해 페이팔의 전체 결제규모는 약 1800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약 25%의 고성장률을 기록했다. 그런데 모바일결제만 따로 살펴보면 입이 다물어지지 않을 정도다. 2012년 대비 무려 98%나 증가해 현재 270억달러의 규모를 자랑한다. 미국 전문가들은 올해에도 지난해 이상의 성장이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한마디로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여겨질 만하다.
이런 거대 공룡 페이팔 외에도 중국의 알리페이의 한국시장 진출도 임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기업들이 한국에 상륙하면 엄지족으로선 모바일쇼핑이 더 편리해지니 기쁜 일이지만,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존 국내결제업체들은 사생결단의 싸움을 해야 한다. 대한민국의 1000만 주식투자자도 마음이 바쁘다. 관련주가 들썩이고 있어서다.
도대체 갑자기 왜 이런 일이 벌어진 걸까. 올해 초 박근혜 대통령이 공인인증서의 문제점에 대해 지적한 것이 시발점이었다. 이후 지난 7월 말 정부당국은 전자상거래 결제 간편화 방안을 발표했고 금액에 상관없이 소비자가 손쉬운 인증수단을 선택할 수 있도록 인증체계가 개선됐다. 또한 PG(Payment Gateway)사가 카드정보를 저장할 수 있도록 여신금융협회의 신용카드 가맹점 표준약관을 개정했는데, 이 개정된 표준약관이 페이팔과 알리페이의 한국시장 진출길을 열어준 셈이다.
더욱이 카카오도 결제시장 진출을 선언했으니 한마디로 관련 기업들에게는 기회이자 위협요인이다. 카카오의 결제시장 관련 뉴스가 나온 이후 주가가 급등한 것만 보더라도 시장의 기대감을 느낄 수 있다. 카카오도 한다는데 네이버가 안할 이유가 있을까.
이렇듯 결제시장의 경쟁구도가 치열해지면 엄지족들은 행복할 것이다. 할인쿠폰 등 서비스와 혜택이 많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기에만 만족한다면 스마트한 엄지족이 아니다. 모바일결제시장의 변화를 이해하고 주식으로 돈도 번다면 단지 5% 할인쿠폰보다 수십배, 아니 수백배의 투자수익이 가능하지 않을까.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45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스마트폰을 여가시간에 활용하는 분야가 다양해진 덕분이다. 최근 가장 핫한 분야는 단연코 모바일쇼핑이다. 일명 '모쇼'로 불리며 '엄지족'을 끌어 모으고 있다.
엄지족은 엄지손가락을 이용해 모든 생활을 해내는 이들을 일컫는다. 휴대전화로 정보를 검색하는 것은 물론이고 대부분의 여가시간도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며 보낸다. 최근 스마트폰을 통해 더 빨리 많은 양의 정보를 향유하고 싶어하는 '엄지족'을 위한 시장이 더욱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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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어디서나 쇼핑 가능… 모바일쇼핑 고성장
쇼핑을 하려면 직접 매장을 방문해야 한다. 하지만 모바일쇼핑은 시간과 장소에 구애 받지 않고 짬 나는 찰나를 이용할 수 있는 것이 강점이다. 일부 엄지족은 출퇴근 시간에 포털사이트 또는 오픈마켓을 통해 상품을 '찜' 해놓고 오전 11시나 오후 3시 등 할인율이 가장 높아지는 시간대에 온라인을 통해 구매하기도 한다. 역으로 모바일시장을 위한 포석으로 모바일결제 시 할인율이 더 높아지자 인터넷으로 봤던 상품을 일부러 모바일로 구매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오픈마켓 역시 출퇴근하는 엄지족을 겨냥한 모바일쇼핑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G마켓의 경우 출퇴근시간에 맞춰 매일 오전 9시와 오후 5시에 새로운 상품을 선보인다. 실제 매출 비중을 살펴보면 오전 9시부터 12시까지 오전 매출이 27%로 유독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모바일쇼핑족이 늘면서 오전시간과 점심시간 이후 오후 3~4시 등이 황금시간대로 떠올랐다. 불과 몇년 전 온라인쇼핑 고객이 주를 이뤘을 때는 직장인들이 퇴근 후 PC를 통해 쇼핑을 하는 경우가 많아 오후 8시 이후가 프라임 타임이었던 것과는 대조되는 부분이다.
실제로 모바일쇼핑시장은 폭발적으로 커지고 있다. 신용카드업계와 통계청 등에 따르면 지난 2분기 휴대전화 모바일 거래액은 3조1930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동안 온라인쇼핑 거래액이 10조5830억원인 것과 비교하면 무려 30%에 달하는 금액이다.
모바일쇼핑시장의 성장속도는 더욱 빛이 난다. 올해 전체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지난해 대비 14.4% 증가하는 데 그치며 어느 정도 성숙시장으로 접어들었지만 모바일쇼핑 거래액은 136.9%나 늘어나며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였다.
국내외 관련 기업들이 눈독을 들이는 우리나라의 모바일결제시장은 얼마나 더 성장할 수 있을까. 이 부분은 최대 모바일결제시장을 자랑하는 미국의 사례를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해외직구를 해본 독자라면 이미 전세계 최대 결제업체인 페이팔(PayPal)에 익숙할 것이다. 페이팔은 전기차 테슬라와 민간 우주선 '스페이스(Space) X'로 유명한 엘런 머스크가 설립한 회사로 지난 2003년 이베이에 인수됐다.
페이팔은 이베이를 비롯한 대부분의 온라인상 상거래 행위뿐만 아니라 개인 간의 경조사나 정치후원금, 대학교 등록금결제 등 온갖 결제시장에서 쓰인다. 서비스도 미국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올 7월 기준 약 80개가 넘는 국가에서 총 26개 화폐단위가 통용되는 거대 결제왕국으로 커졌으며 전세계 1억5000만명이 이용하고 있다. 아쉽게도 한국에는 아직 진출하지 않았다.
이와 같은 페이팔에서도 가장 두각을 나타내며 성장하는 분야가 모바일결제 분야다. 지난해 페이팔의 전체 결제규모는 약 1800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약 25%의 고성장률을 기록했다. 그런데 모바일결제만 따로 살펴보면 입이 다물어지지 않을 정도다. 2012년 대비 무려 98%나 증가해 현재 270억달러의 규모를 자랑한다. 미국 전문가들은 올해에도 지난해 이상의 성장이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한마디로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여겨질 만하다.
이런 거대 공룡 페이팔 외에도 중국의 알리페이의 한국시장 진출도 임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기업들이 한국에 상륙하면 엄지족으로선 모바일쇼핑이 더 편리해지니 기쁜 일이지만,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존 국내결제업체들은 사생결단의 싸움을 해야 한다. 대한민국의 1000만 주식투자자도 마음이 바쁘다. 관련주가 들썩이고 있어서다.
도대체 갑자기 왜 이런 일이 벌어진 걸까. 올해 초 박근혜 대통령이 공인인증서의 문제점에 대해 지적한 것이 시발점이었다. 이후 지난 7월 말 정부당국은 전자상거래 결제 간편화 방안을 발표했고 금액에 상관없이 소비자가 손쉬운 인증수단을 선택할 수 있도록 인증체계가 개선됐다. 또한 PG(Payment Gateway)사가 카드정보를 저장할 수 있도록 여신금융협회의 신용카드 가맹점 표준약관을 개정했는데, 이 개정된 표준약관이 페이팔과 알리페이의 한국시장 진출길을 열어준 셈이다.
더욱이 카카오도 결제시장 진출을 선언했으니 한마디로 관련 기업들에게는 기회이자 위협요인이다. 카카오의 결제시장 관련 뉴스가 나온 이후 주가가 급등한 것만 보더라도 시장의 기대감을 느낄 수 있다. 카카오도 한다는데 네이버가 안할 이유가 있을까.
이렇듯 결제시장의 경쟁구도가 치열해지면 엄지족들은 행복할 것이다. 할인쿠폰 등 서비스와 혜택이 많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기에만 만족한다면 스마트한 엄지족이 아니다. 모바일결제시장의 변화를 이해하고 주식으로 돈도 번다면 단지 5% 할인쿠폰보다 수십배, 아니 수백배의 투자수익이 가능하지 않을까.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45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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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항영 MTN 전문위원·백선아 MTN 앵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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