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사진 왼쪽부터) 임영록 KB금융그룹 회장, 이건호 KB국민은행장
사진=뉴스1/ (사진 왼쪽부터) 임영록 KB금융그룹 회장, 이건호 KB국민은행장


두달 넘게 끌어온 임영록 KB금융그룹 회장과 이건호 KB국민은행장 제재 수위가 경징계로 마무리됐다.

하지만 이미 서로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은 두 수장이 모두 잔류하게 되면서 양측 갈등 봉합이 또 다른 과제로 떠오를 전망이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이날 제재심의위원회를 열고 임영록 회장과 이건호 행장에 대해 각각 경징계를 내렸다.

당초 금감원은 이들에 대해 모두 '중징계' 사전통보를 내렸지만 제재심의위원회가 이를 뒤집은 것이다. 이에 따라 두 수장의 기싸움이 무승부로 끝나게 됐다.


임 회장의 경우 주요 징계 사유였던 고객정보 유출과 KB국민은행 주 전산기 교체 논란 모두 단순 '관리' 책임에 그쳤기 때문이다.

이 행장 역시 징계 사유였던 국민주택채권 횡령 사건과 도쿄지점 불법 대출 당시 리스크관리 부행장으로서 직접적으로 책임질 위치가 아니고, 주 전산기 교체 논란은 문제점을 먼저 발견해 보고한 탓에 '감경' 받아야 한다는 여론이 강했다.


KB금융과 KB국민은행 측은 이번 결정으로 다소 안도하는 분위기다.

KB금융 관계자는 "금감원에서 정식 통보가 아직 오지 않은 상황이어서 공식입장을 말하기는 부담스럽다"면서도 "일단 (경징계로 끝나게 돼)마음의 부담은 덜게 됐다"고 말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도 "아직 공식입장을 말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면서도 "내부적으로 안도하는 분위기가 우세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두 수장의 경우 모두 현직을 지키는데는 성공했지만 실질적인 과제는 아직 남아 있는 상태다. 무엇보다 주 전산기 갈등 사태와 관련해 양측 간에 쌓인 앙금을 풀고 조직을 추스리는 것이 당면 과제다.

또 다시 양 수장 간 갈등이 이어진다면 더이상 회복하기 어려운 상황에 이를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두 수장이 살아남았다는 것에 안도하기보다는 앞으로 계열사 간 소통과 화합을 위해 어떤 전략을 펼칠지가 더 중요하다"고 꼬집었다.

한편 22일 임영록 회장과 이건호 행장 등 주요 경영진들은 소통을 위해 1박2일 동안 사찰로 떠나 템플스테이를 할 예정이다.

이번 템플스테이에는 KB국민은행, KB국민카드, KB투자증권, KB생명보험, KB자산운용, KB캐피탈, KB저축은행, KB부동산신탁, KB인베스트먼트, KB신용정보, KB데이타시스템 등 전 계열사 대표와 경영진이 참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