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품격 자산관리] 생애주기와 은퇴시기 자산배분은 '맞춤'으로
박성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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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미지투데이
지난해 바둑프로그램 ‘알파고’가 이세돌 9단을 꺾으면서 AI(인공지능) 열풍이 몰아쳤다. AI가 두렵다는 시각도 있었지만 사람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의견이 더 많았다. AI가 결국 사람이 풀지 못한 문제를 해결해줄 것이라는 기대가 컸다. 이를테면 의료진단 정확도가 96%를 넘어선 AI 의사 ‘왓슨’이 그렇다. 이처럼 기술혁신이 사람을 위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경우 커다란 보탬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로보어드바이저펀드: 중위험·중수익 추구
알파고가 등장한 직후 금융투자업계에도 AI가 모습을 드러냈다. 다양한 자산에 분산투자하는 ‘로보어드바이저펀드’가 출시된 것. AI를 기반으로 한 로보어드바이저펀드는 빅데이터와 알고리즘(연산규칙)을 활용해 ETF나 주식 등에 분산투자하는 전략을 펼친다. 컴퓨터가 분석한 현 시장 상황과 데이터 오류를 점검해 투자하는 일종의 로봇 펀드매니저다.
로보어드바이저펀드의 성과는 어떨까. 지난해 시장에 진입한 로보어드바이저업체들은 낮은 변동성을 바탕으로 꾸준히 성과를 올렸다. 최상위권의 수익률을 올리는 건 아니지만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라는 평가다. 고위험·고수익 대신 중위험·중수익을 추구하는 투자자라면 로보어드바이저펀드를 선택할 만하다는 게 투자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로봇PB: 스스로 데이터 조합·분석·학습
이제 로보어드바이저는 더욱 다양해진 서비스를 내놓으며 업그레이드된 성능을 보여준다. 최근에는 고객 맞춤형 자산관리인 ‘로봇PB’(프라이빗뱅킹) 서비스가 등장했다. 로봇PB에는 알파고에 적용된 딥러닝과 머신러닝기술이 적용됐다. 기존에도 컴퓨터 분석을 통한 투자추천이나 자산관리가 이뤄졌지만 과거 데이터로 미래를 예측하는 수준에 그쳤다. 반면 로봇PB는 스스로 데이터를 조합해 분석하고 학습하는 기능을 갖췄다.
이처럼 강화된 성능을 활용하는 로봇PB는 고객의 생애주기와 은퇴시기에 따라 자산을 예금·펀드·주식·보험 등에 어떻게 배분할지 알려준다. 로봇PB는 물가수준과 연봉인상률, 국민연금 수령액 등을 종합한 뒤 적합한 투자처를 제시한다. 고객이 증권사 지점에서 상담받고 자산을 관리하던 기존 PB서비스의 판도가 점차 달라지는 것이다.
미국의 경우 로봇PB 이용자가 로봇 펀드매니저 이용자보다 4배 정도 더 많다. 로봇PB를 이용하면 투자금액에 상관없이 누구나 쉽게 자산관리서비스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로봇PB가 추구하는 것은 수수료나 최소가입금액을 낮춰 자산관리의 대중화를 이끄는 것”이라며 “로봇PB는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인력을 줄일 수 있어 수수료와 최소가입금액이 낮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이유로 로봇PB의 도입은 전세계적으로 점차 속도가 붙는 추세다. 싱가포르개발은행(DBS), 호주뉴질랜드은행(ANZ)은 미국 IBM의 AI 플랫폼을 활용해 부유층 특화 맞춤형 투자서비스를 가동했다. 일본은 AI 플랫폼이 탑재된 로봇 1700여대가 시중은행에 배치돼 고객상담 로봇으로 활약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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